올해 두산이 야심차게 데려온 외국인 타자 호르헤 칸투는 매우 중요하다. 두산 송일수 신임감독은 "홈런이 많이 없는 게 약점"이라고 했다.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최준석이 FA로 빠져 나갔다. 최준석의 공백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했지만, 최준석은 풀 타임 기용이 쉽지 않다. 두산의 두터운 내야진을 감안하면, 최준석의 수비력은 떨어진다. 시즌 내내 풀타임을 뛰면서 안정적인 장타력을 과시하는 선수가 꼭 필요하다. 물론 김현수와 홍성흔이 있다. 하지만 어느 한 선수가 부진할 경우 나머지 선수가 홈런에 대한 부담감이 많아진다. 결국 악순환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팀 타선에서 장타력이 실종되는 것이다. 때문에 두산은 강한 타격을 지니고 있지만, 필요한 한 방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런 악순환을 끊고, 중심을 잡을 선수가 칸투다. 그는 충분히 그런 능력이 된다. 현 시점에서 기량을 의심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유명했던 강타자다. 1998년 템파베이에 입단, 200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05년 28홈런, 2008년 29홈런을 기록한 슬러거. 통산 2할7푼1리, 104홈런을 기록했다. 파워와 컨택트 능력을 동시에 갖춘 타자다.
문제는 팀 적응이다. 그런데 칸투의 적응력은 매우 인상적이다. 적극적으로 선수들과 소통하고 있다. "내 타격폼에 대해 이상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 달라"고 요청했던 칸투다. 메이저리그 출신의 쓸데없는 자존심이 없다.
말 뿐만 아니라 행동도 그렇게 했다. 연습 전 가끔씩 장기자랑을 한다. 전지훈련의 단조로움을 없애기 위한 약식 프로그램이다. 유희관은 '빠빠빠'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칸투에게도 그런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곧바로 나와 멕시코 국가를 불렀다.
최근에는 식사 전 코칭스태프와 팀동료들에게 항상 꼬박꼬박 "맛있게 드세요"라고 한 뒤 밥을 먹는다. 그 뿐만 아니다. 쉬는 날 팀동료들을 불러 스스럼없이 밥을 산다. 더치페이가 보편화된 외국문화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내가 돈이 많아서 사는 건 아니다. 내가 나이가 많고 형이기 때문에 사는 것"이라고 친근하게 얘기한다. 이 모습을 본 오현택과 노경은은 "칸투는 한국인 정서가 완전히 들어있는 것 같다. 외국인 타자가 아니라 그냥 아는 동네 멕시코 형같다"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