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예뻐야 인기도 많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오랜 전부터 내려오는 '이성교제 주의사항' 가운데 '이름이나 목소리 예쁘다고 혹하면 안된다'는 말이 있다.
직접 만나보기도 전에 아릿다운 이름과 목소리에 끌려 속단했다가는 나중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선배들의 교훈을 우스개 소리로 만든 말이다.
하지만 이런 농담은 사람에게 한정되는 모양이다. 이른바 선물의 세계에서는 예외다.
'려원', '보윤', '가인', '수연'
얼핏 들으면 여자 아이돌그룹 멤버들의 이름같다. 하지만 이들은 사람 이름이 아니라 정관장 홍삼의 선물세트 이름이다.
KGC인삼공사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제품 명칭에 이같은 기발 아이디어를 적용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선물세트의 이름과 포장이 젊어지면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인삼공사에 따르면 새로운 포장과 이름을 적용한 선물세트가 출시된 2011년 이후 명절 프로모션 기간 중 선물세트의 매출이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설 프로모션 기간 중 선물세트의 비중은 9% 수준 이였으나, 올해는 11%로 세트류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2011년 비중이 5% 정도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름과 디자인이 젊어지면서 2배 이상 매출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정관장 1호', '정관장 2호'와 같이 번호로 이름을 정하는 고전적인 선물세트가 주를 이뤘다. 홍삼시장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해 선물세트도 변화를 맞이했다. 2000년대 중반에부터 제품명에 영어를 쓰기 시작했다. '정관장 스페셜 A호', '프리미엄 B호' 등 의미가 명확한 영어단어를 활용해 세련된 명칭을 사용하면서 제품 포장도 화려한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랬던 선물세트 명칭은 2011년에 또다른 변화를 맞았다. 인삼공사는 홍삼의 새로운 고객과 젊은층의 감각에 맞추기 위해 밝고 세련된 디자인과 현대적인 느낌의 선물세트 개발에 착수해 대대적으로 선물세트를 리뉴얼했다.
이렇게 등장한 것이 바로 '려원', '보윤', '가인', '수연' 등 이름을 가진 선물세트다. 제품 외형도 전면에는 유화 느낌의 화사하고 밝은 디자인을, 재질은 한지 느낌의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이름도 기억하기 쉽고 직관적이면서 세련되게 바꿨다.
이렇게 개발된 홍삼 선물세트만 13종으로 가격도 5만원대에서 35만원까지 다양하다. 특히, 이번 설에는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건강에 대한 걱정과 관심이 높아지면서 홍삼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져 예쁜 이름 선물세트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KGC인삼공사 선물세트 브랜드매니저 박주연 과장은 "최근 홍삼제품들은 세련되고 모던한 디자인과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품질 뿐만 아니라 선물을 주고받는 사람들의 감성까지 생각하는 것이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