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가 터키 전지훈련 첫 연습경기에서 신예들을 앞세워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뒀다.
포항은 24일(현지시각) 터키 안탈리아의 WOW 축구센터에서 열린 아르메니아의 간자사르FC와의 연습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터진 이광훈의 결승골을 앞세워 2대1로 승리했다. 지난 20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에 0대1로 패했던 포항은 전지훈련 기간 연습경기에서 첫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이번 경기에서 황선홍 포항 감독은 올 시즌 입단한 8명의 신인 중 7명을 출전시키는 등 어린 선수들을 주로 기용, 경기력을 지켜보고 전술을 구상했다. 경기를 지켜보며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에게도 움직임이나 위치 선정 등에 대해 설명했다. 배천석과 이진석이 공격의 선봉에 선 가운데 측면 공격수 자원인 이광훈과 신인 유제호를 측면 수비수로 기용하는 등 포지션을 파괴해 선수들을 시험했다.
제 포지션에 서지 않은 선수들이 특히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반 11분 먼저 골을 내줬다. 이후 여러 번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마무리가 부족했고, 상대의 압박과 거친 수비에 고전하면서 전반을 뒤진 채 마쳤다. 후반 시작에 앞서 이광훈과 유제호가 양쪽 날개 공격수로, 그 자리에 있던 신영준과 강상우는 측면 수비수로 내려가면서 '포지션 실험'이 이어졌다. 전반전에 호흡을 맞춰본데다 일부 선수들이 편하게 생각하는 자리로 가면서 후반 들어 공격력은 다소 살아나기 시작했다. 후반 35분 신영준의 절묘한 코너킥을 받은 길영태가 동점골을 터뜨려 포항은 균형을 맞췄다. 이어 경기 종료 직전 이광훈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절묘한 슈팅으로 역전 골을 꽂으면서 경기는 포항의 2대1 승리로 막을 내렸다.
황선홍 감독은 "전반전에는 자기 포지션이 아닌 선수가 있다 보니 풀백 등의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했고, 실점은 중앙수비수 2명의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아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과정도 중요하지만, 자신감을 얻어야 하는 어린 선수들을 위주로 내보낸 만큼 결과도 중요하다"면서 "동유럽팀과의 경기를 통해 무언가 얻고 자신감을 느낀다면 그것이 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반에는 수비, 후반에는 공격을 맡은 가운데 역전 결승골을 기록한 이광훈은 "감독님께서 계속 포지션을 시험하시는 단계인 것 같아 적응하는 중"이라면서 "어렵기도 하지만 경험하고 배우겠다"고 밝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