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구장 문제로 연고지인 창원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NC가 반격에 나섰다. 지난 22일 창원시에 2016년 3월까지 신규 야구장을 완공하여 건립 약속을 이행할 것을 확인하는 공문을 보냈다. 2016년 3월은 창원시가 KBO에 약속한 신축구장 건립 시한이다.
단순히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공문으로 볼 수 있지만, 시기가 미묘하다. 이날 박완수 창원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도지사 출마 선언을 했다. 박 시장이 2월 중으로 사퇴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NC가 같은 날 공문을 보내 의지를 재차 확인한 것이다.
NC 측은 야구단을 유치했던 지자체장이 물러나게 되면서 당시 협약사항이 유효함을 확인하고자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현재 창원시가 신축구장 입지로 결정해 건립을 추진중인 진해 야구장은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 안전행정부의 투·융자 심사에서 '조건부'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그린벨트 해제 역시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 심의에서도 '보완 후 재심사' 판정을 받았다. 모두 NC와 한국야구위원회(KBO) 등 야구계와의 합의를 조건으로 달았다.
하지만 양측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창원시는 신축구장 부지인 진해 육군대학부지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국방부와 공식 논의도 못하고 있다. 입찰공고는 꿈도 꾸지 못하는 상태다. 한 마디로 아무 것도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창원시가 약속한 기한까지는 2년여의 시간이 남았다. 하지만 행정절차가 진행되지 못하면서 기한내 완공은 힘든 상태다.
NC는 현재 울산광역시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NC와 창원시가 야구장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데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다. NC도 울산시에 유치 요청을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가 공식적으로 NC 유치 문제를 거론하는 건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고, 기관간 예의에 어긋난다"고 선을 그었지만, NC의 새 연고지로 울산이 적합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울산시는 정치권이 달려들어 야구단 유치에 나서고 있다. 광역시 중 유일하게 프로야구단이 없고, 당장 경기가 가능한 야구장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성격이 포함된 행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NC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창원시를 지켜보고 있다. 이번 공문은 창원시를 향한 압박용 카드다. 수장이 바뀐 뒤, 창원시와 문제가 개선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연고지를 이전한다 하더라도, 법적분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심산이다. 공식적인 문서가 남게 되면, 창원시가 약속을 불이행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