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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위원장이 꺼내든 심판 개혁, 핵심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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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벌 싸움에다 줄세우기, 제식구 감싸기는 성역이었다.

휘슬도 춤을 췄다. 불신은 또 다른 불신을 낳았다. 자정능력을 기대하는 건 사치였다.

먹구름이 가득했던 심판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집행부가 바뀌었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에 오른 인물은 정해성 전 감독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코치를 지낸 그는 K-리그 제주 감독도 역임했다. 경기인 출신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심판계에 잡음이 끊이지 않자 소방수로 지난달 정 위원장을 등장시켰다. 기존 심판계 내부에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똥에 전전긍긍했지만 외부에선 심판 개혁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정 위원장이 칼을 빼들었다. 심판 개혁 방향이 결정됐다. 핵심은 객관적인 배정, 무한 경쟁, 국제 경쟁력 강화로 모아지고 있다.

우선 심판배정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된다. 그동안 심판들의 출전 경기는 배정위원회를 통해 결정됐다. 주관적인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무작위 배정이 이루어진다. 보이지 않는 소수의 간섭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또 프로그램에는 심판의 이력이 미리 입력돼 각 심판은 고향 구단이나 출신교와 연관있는 경기에서 자동으로 배제된다.

내년부터는 승강제도 전면 실시된다. 축구협회는 프로축구연맹과 올해 심판진을 일원화하는 작업을 마치고 내년부터 K-리그 클래식, 챌린지, 내셔널리그, 챌린저스리그에 승강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승강제가 적용되면 낮은 평점을 받은 상위리그 심판들과 높은 점수를 받은 하위리그 심판이 매년 활동 무대를 맞바꾼다. 특정 경기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심판은 경고를 받고 두 차례 경고를 받은 심판은 바로 하위리그의 우수 심판과 자리를 바꾸는 제도도 병행된다. 신상필벌을 확고하게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오심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정 위원장은 "무너진 신뢰가 빨리 회복되지는 않겠지만 운동장에 밝은 문화가 정착하도록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 경쟁력 강화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8회 연속 월드컵 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누빌 한국 출신 주·부심은 '제로'다.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상비군 제도가 운영된다. 2006년 독일월드컵부터 심판진에 '트리오(trio) 시스템'이 적용됐다. 주심 1명과 부심 2명을 한 조로 묶는 형태로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려고 대부분 같은 언어권 심판끼리 짜인다. 한국은 국제적인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심판위원회는 최고 기량을 지녔다고 판단되는 세 명씩 두 조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 두 조는 체력, 판단력, 경력 등 전문성을 토대로 다음 달에 선발된다. 두 조 중 한 조를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향후 2018년 월드컵과 2022년도 월드컵을 바라보고 한국 심판이 활동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겠다"며 "안정된 틀에서 꾸준히 국제 심판으로 활약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언어 교육은 물론 AFC와 FIFA의 주관 대회에서 계속해서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