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선(28·서울시청) 논란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스포츠조선 취재 결과 인권위는 'WK-리그 인천 현대제철, 부산 상무, 전북KSPO, 충북 스포츠토토 등 4개 구단 감독이 제기한 박은선의 성 정체성 및 출전자격 논란은 인권모독 및 성추행에 해당된다'는 조사 결과를 4개 구단 감독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권위는 곧 4개 구단 감독들에게 의견진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며, 이후 공식 발표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인권위 관계자는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4개 구단 감독들은 지난해 11월 감독자 회의에서 박은선의 성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회의 간사 역할을 해던 이성균 수원FMC 감독은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서울시청 측은 논란이 불거진 뒤 선수보호 및 진상조사를 위해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해 판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인권위와 최종 결과를 발표하면 조사 내용은 권고 형태로 최상위 기관인 대한축구협회를 비롯해 한국여자축구연맹과 WK-리그 소속 각 구단에 전달된다. 다만 인권위 권고 사항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축구협회와 WK-리그 주관단체인 한국여자축구연맹, 4개 구단 감독들의 자발적 후속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4개 구단 감독들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부산 상무와 충북 스포츠토토는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진행 중인 합동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스페인, 전북KSPO는 강릉에서 훈련 중이다. 이의사항을 국가인권위에 서면제출하는 안과 직접 출두해 소명하는 방법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규상 여자연맹 회장은 "우리 측에서는 (인권위 결정 등) 아무런 사항에 대해 들은 게 없다. 나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인권위 결정이 나왔지만 박은선의 마음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해 11월 성 정체성 논란이 불거졌을 때만 해도 의연한 모습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드러내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풀리지 않는 문제 속에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울증 증세까지 보이고 있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성산에서 훈련 중인 서울시청 선수단에 합류해 몸을 만들고 있지만, 새 시즌 활약 여부는 미지수다. 서 감독은 "내려오지 않겠다는 선수를 간신히 설득했다. 마음이 아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