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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해외 진출' 하대성-하성민 형제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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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에서 함께 활약해 화제를 모았던 형제가 이번에는 동시 해외 진출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FC서울의 '캡틴' 출신인 형 하대성(29)과 전북 현대 출신의 동생 하성민(27)이 2014년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형이 먼저 해외에 둥지를 틀었다. 하대성은 3일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했다. 이어 하성민이 15일 카타르 리그 무아이다르 SC로 이적하면서 형제의 동시 해외 진출이 성사됐다.

국가대표 출신인 하대성의 중국 이적은 예견됐던 일이다. 하대성은 2012년부터 지난해 여름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해외 클럽팀으로부터 이적 제의를 받았다. 그 때마다 서울이 그를 설득해 팀에 잔류했지만 2014년, 새로운 동기 부여를 위해 이적을 결심했다. 동생 하성민의 해외 진출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2013년 11월 상주 상무에서 전역한 뒤 전북으로 복귀한 그는 1월 중순, 수비형 미드필더가 필요하던 카타르의 무아이다르 SC로부터 예상치 못한 러브콜을 받았다. 전북 구단이 하성민의 미래를 위해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었던 그를 FA(자유계약)로 풀어주면서 카타르행이 전격 성사됐다.무아이다르가 K-리그에서 52경기 출전(6시즌)-5도움에 그친 '무명'의 하성민을 영입한 이유는 한국 선수들에 대한 좋은 이미지 때문이다. 하성민은 "상무에서 2년 동안 뛴 영상을 무아이다르가 봤다고 하더라. 워낙 중동 구단들이 '한국 수비수들은 믿을만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팀에서 그런 기대를 품고 있다. 무아이다르는 리그 최하위다. 팀이 강등권에서 벗어나는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현재 카타르리그에는 하성민 외에도 남태희(레퀴야) 이정수(알 사드) 고슬기(엘 자이시) 신진호(카타르 SC) 조용형(알 라얀) 등 6명의 한국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하성민도 처음에는 이적 제의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형이 도전에 나선 것을 보고 결심을 했다. "나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형이 반대했다. 이적을 결정한 뒤에는 형이 도전이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 응원을 많이 해준다."

하성민은 어릴 때부터 '롤 모델'로 삼았던 형과의 이별을 아쉬워 했다. 형이 공차는 모습에 매료돼 축구를 시작하게 된 하성민은 하대성과 항상 함께했다. 만수북초-부평동중-부평고에서 같이 공을 찬 뒤 2009년에는 전북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하대성이 2010년 서울로 이적하면서 서로를 향해 창을 겨누기도 했지만 K-리그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 믿고 의지해왔다.

형제에게 또 다른 걱정도 있다. 한국에 남게 된 부모님이다. 하성민은 "부모님이 낯선 환경에 두 아들을 동시에 보내게 돼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우리는 부모님이 걱정된다. 여동생이 부모님을 모셔야 한다. 형과 나는 용돈을 많이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각각 중국과 카타르에서 떨어져 생활하게 된 형제는 한 가지 약속을 했다. "각자 리그에서 실력으로 인정을 받고 한국 선수 이미지를 높이자. 그리고 기회가 되면 다시 K-리그 같은 팀에서 뛰자."

홍명보호의 브라질·미국 전지 훈련에 참가 중인 하대성은 2월에 베이징으로 합류한다. 하성민은 24일 알 아흘리와의 리그 16라운드를 통해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꿈이 가득한 하대성-하성민의 2014년이다. 형제의 힘찬 도전이 시작됐다.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