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가 반환점을 돌았다.
한국배구연맹(KOVO) 출범 10주년인 2013-2014 프로배구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방송 중계 시청률과 입장 관중수 모두 고공행진을 하면서 흥행몰이 중이다. KOVO자료에 따르면 남자부의 경우 케이블 채널을 기준으로 인기의 척도인 시청률 1%를 넘긴 경기가 3라운드에만 7차례 나왔다. 이는 1라운드(2번)와 2라운드(3번)를 더한 것보다 많은 수치다. 시즌을 치를수록 재미가 더해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지난 시즌 전체를 통틀어 시청률 1%를 넘긴 경우가 8차례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시즌의 흥행 수준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난 시즌까지는 전통의 강호인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등 상위권 팀에서만 1% 넘는 시청률이 나타난 반면 올 시즌에는 하위권 팀이 포함된 경기에서도 높은 시청률이 나온다.
21일 현재 남자부 최하위인 한국전력은 1∼3라운드에서 1% 이상 시청률이 나온 경우가 4차례나 됐다. 1위 현대캐피탈과 같은 수준이다. 한국전력과 함께 하위권에 머무는 LIG손해보험(5위)과 러시앤캐시(6위)도 같은 기간 3차례씩 시청률 1%를 초과해 팬들의 관심을 나눠 가졌다. 이는 각 팀의 전력 평준화 덕분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연맹은 설명했다. 삼성화재가 7차례로 가장 많이 시청률 1%를 찍은 가운데 아직 한 차례도 1%를 기록하지 못한 팀은 대한항공으로 나타났다. 3라운드 케이블 TV 전국가구평균 시청률은 남자부가 0.89%, 여자부가 0.54%를 기록했다.
관중 수는 3라운드까지 모두 22만1886명이다. 1일 평균 관중은 지난 시즌 3728명에서 8%가량 증가, 4034명으로 집계됐다. 구장별로는 현대캐피탈의 홈구장이 있는 '배구도시' 천안이 총 관중 3만8902명에, 1일 관중 4322명으로 최고 인기를 자랑했다.
이 처럼 프로배구는 겨울 스포츠의 꽃으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도 고개를 들었다. 무엇보다 과격한 항의가 가끔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물론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정은 견디기 힘든 시련이다. 배구는 비디오 판독, 6명 심판 합의 판정 등 정확한 판정을 위해 노력한다. 타 종목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많은 장치를 마련해 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트에선 불신이 팽배한 모습을 간혹 볼 수 있다.
3라운드까지 심판 항의 사례를 살펴보면 감독 뿐만 아니라 코치, 선수까지 심판에게 항의했다. 심지어 프런트까지 코트로 내려와 고성으로 항의하는 장면도 있었다. 억울한 부분도 분명 있겠지만 좀 더 성숙된 프로 스포츠로 자리잡기 위해선 배구인 모두의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KOVO 역시 좀 더 깔끔한 경기 운영을 위해 매주 금요일 경기 위원과 심판 위원들을 상대로 교육중이다. 또 오심 및 오독 발생시 강력한 자체 징계를 실시해 질높은 배구를 위해 힘쓰고 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