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쾌조의 3연승을 달리며 선두싸움에서 한 발 앞서갔다. 동부는 외국인선수 트레이드에도 10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SK 문경은 감독은 김선형 같은 선수를 제자로 둬 행복하다고 했다. 최근 SK는 위기 때 찾는 해결사가 바뀌었다. 예전엔 외국인선수 애런 헤인즈만 찾았다면, 이젠 김선형이다. 특유의 스피드와 운동능력을 활용해 직접 해결한다. '쇼타임'을 보여주며 팀을 구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17일 모비스전과 19일 KCC전 연승 모두 김선형이 혼자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 감독은 김선형의 기용시간이 걱정이라고 했다. 김선형은 올시즌 36경기서 평균 34분58초를 뛰었다. 경기당 벤치에 앉아 쉬는 시간이 5분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문 감독은 "체력이 걱정되서 벤치에 앉히면, 눈에서 레이저가 나온다. 코트에 다시 나가고 싶어 어쩔 줄을 모른다"고 했다. 정말 농구를 좋아하는 눈빛에 자신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는 남들이 다 쉴 때도 혼자 나와 야간훈련을 하는 등 김선형 특유의 성실함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다며 마치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22일 원주종합체육관. SK는 9연패중인 최하위 동부와 만났다. 4라운드 전패를 당한 팀. 손쉽게 보일 수도 있지만, 동부는 전날 삼성과 트레이드로 마이클 더니건을 데려오는 등 유종의 미를 거두려 하고 있었다.
이적은 본인이나 팀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당사자인 더니건과 동부 모두 의욕이 충만했다. 그동안 골밑 수비나 리바운드에서 약점을 보였던 동부기에 '더니건 효과'를 볼 가능성은 충분했다.
하지만 SK는 동부에 이런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거세게 동부를 몰아쳤다. 미처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던 더니건과 동부 선수들은 실수를 연발했다. 동부가 3분만에 첫 득점에 성공한 뒤 추격에 나서자, 김선형이 연속득점으로 흐름을 끊었다. 골밑에서 코트니 심스도 위력을 발하며 1쿼터부터 21-10으로 크게 앞서갔다.
동부도 가만 있지는 않았다. 2쿼터 시작과 동시에 김주성과 키스 렌들맨의 속공에 박지현의 외곽포까지 터져 2분만에 21-21 동점이 됐다. 헤인즈가 들어온 뒤 3-2 드롭존 수비를 꺼냈으나, 동부의 스피드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이때 분위기를 바꾼 이는 SK의 새 해결사 김선형이었다. 벼락 같은 외곽슛으로 한숨을 돌리게 했다. 전반 종료 4분여 전 다시 한 번 3점슛을 터뜨리며 팽팽하던 균형을 깼다. 김민수 변기훈의 연속 3점슛까지 터지면서 45-37로 리드를 잡았다.
3쿼터 들어 동부 더니건이 살아나면서 다시 추격을 허용했다. SK는 외곽포로 상대를 무력화시켰다. 상대의 지역방어에 외곽 수비가 헐거워지자, 김선형 변기훈 김미누가 3점슛을 퍼부었다. 동부는 분위기를 잡을 찬스에서 허술한 수비로 자멸하고 말았다. 4쿼터에도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SK가 3연승을 달리며 선두싸움에서 한 발 앞서갔다. 5라운드 첫 경기였던 22일 동부와의 원정경기에서 82대74로 승리하며 단독 1위로 치고 나갔다. 동부는 더니건을 영입했음에도 10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원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