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재훈은 어느 덧 프로 12년차다. 그에게 올해는 너무나 중요하다.
두산 입장에서도 정재훈의 역할은 너무나 필요하다. 그는 투수 최고참이다. 단순히 이런 이유만은 아니다.
김선우가 LG로 이적했다. 그동안 투수진을 이끌었던 베테랑이다. 이제 오롯이 정재훈의 몫이 됐다. 뿐만 아니다. 신임 송일수 감독은 이용찬을 마무리로 점찍었다. 하지만 여전히 성공 여부는 알 수가 없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당연히 대비책이 필요하다. 중간계투 뿐만 아니라 마무리로서도 풍부한 경험과 안정감을 갖고 있는 정재훈이다.
지난 시즌 홍상삼이 마무리로 낙점됐지만, 결국 정재훈이 안정적인 소방수 역할을 하면서 두산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는 1년 넘는 어깨부상으로 인한 재활을 거쳤다. 그리고 지난해 부활했다. 하지만 불완전했다. 희망과 함께 아쉬움이 교차했다.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에서 담금질 중인 정재훈은 22일 "지난해에는 어깨부담과 오랜 공백에 의한 실전의 부담감이 있었다. 시작과 준비가 늦었고,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그는 4승1패, 7홀드 14세이브, 평균 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미세한 약점이 존재했다. 구위가 예전같지 않았고, 안정감에서도 2% 부족했다.
그는 "지난해 물음표로 시작해 느낌표로 바뀐 시즌이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올해는 아프지 않고 풀시즌을 소화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의 눈은 좀 더 멀리 보고 있다. 그는 "레벨과 안정감에서 예전의 내 모습을 찾고, 지난해 아쉬웠던 개인성적 이상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떨어진 구위를 회복해야 한다. 베테랑답게 그는 자신의 숙제를 잘 알고 있다. "100%의 팔 스윙이 나오게 하는 게 전지훈련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스피드를 시즌 내내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최고참이 어린 선수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통솔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일단 실전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리고 여유를 가지고 팀 후배를 챙기는 적극적인 마인드도 필요하다.
때문에 "내가 먼저 모범이 되고 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고참역할"이라고 한 정재훈의 말은 완벽한 정답이다.
그는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많아졌다는 느낌이 있다. 그 시선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