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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우리은행을 설명할 키워드 '세뇌'와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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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한새는 현재 국내 여자농구의 최강이다. 그들은 지난 2012~2013시즌 모두의 예상을 깨트리며 통합우승했다. 그리고 이번 2013~2014시즌 시작부터 지금까지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은행의 독주 레이스가 무너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전망한다. 2위 신한은행이 추격하고 있지만 주전들의 부상 등으로 힘이 달린다.현재 우리은행은 자타공인 최강 전력이다. 또 레이스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통합우승 2연패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7승33패로 승률 2할이 채 되지 않았던 허접한 팀이었다. 그랬던 우리은행이 어떻게 급변할 수 있었을까. 지금의 우리은행을 두 가지 키워드로 설명하면 그 답이 될 것이다.

①세뇌

위기의 우리은행이 선택한 지도자는 위성우 감독이었다. 그는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 밑에서 여자선수들을 다루는 법을 배웠다. 우승 노하우도 어깨 너무로 습득했다.

위 감독은 우리은행 지휘봉을 잡은 동시에 혹독한 훈련에 들어갔다. '훈련 앞에 장사 없다'는 생각으로 선수들을 극한 상황에까지 몰고 갔다. 선수들의 반발이 있을 법 했다. 그런데 우리은행 선수들이 이상하리 만큼 잘 따라왔다. 주전 센터 양지희의 말은 이렇다. "감독님이 정말 상상할 수 없는 훈련을 시켰다. 몸은 힘들었는데 우리가 이기는 경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 우리는 이렇게 죽어라고 노력하면 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부터는 훈련의 강도가 높아도 그냥 한다"고 말했다. 주전 가드 박혜진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박혜진은 위성우 감독이 인정하는 연습 벌레다. 감독이 그만하라고 해도 운동을 멈추지 않아서 혼을 낼 정도다.

최근 우리은행은 올스타전(1월 5일) 브레이크 7일 동안 5일을 강훈련을 했다.그 훈련 강도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 위성우 감독은 "지난 시즌을 준비하면서 했던 훈련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2012~2013시즌을 준비하면서 우리은행은 연습경기에서 질 때마다 야간훈련을 자정 넘게까지 했다고 한다. 새벽, 오전, 오후, 밤까지 총 4번, 시간으로 따지면 6~8시간 정도 된다. 프로팀에서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몰아쳤다.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우리은행 선수들은 결정적인 순간 특히 4쿼터에 공을 피하는 나쁜 버릇을 버리게 됐다.

체력이 떨어지거나 자신이 없을 때 농구 선수들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공을 받고 싶지 않다는 의사표현이다. 이렇게 되면 팀 플레이가 안 되고 집중력이 떨어져 준비한 플레이를 할 수 없다.

이 고비를 넘기자 경기력이 확 올라갔다. 승리가 자신감으로 이어졌고 결국 최고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지금의 우리은행 선수들은 강한 훈련을 당연히 해야 하는 걸로 수긍하고 있다. 거의 세뇌된 것 같다.



②하모니

이렇게 선수단이 탈바꿈하고 있을 때 우리은행 프런트는 뭘 하고 있었을까. 묵묵히 지켜봤다. 간섭하지 않았다. 위성우 감독을 믿고 먼 발치에서 조심스럽게 관전했다.

선수들의 고충은 선수단 내에서 모두 해결했다. 일부 팀에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빌미삼아 선수가 단장 또는 구단 경영진과 직접 얘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리은행은 그런 커뮤니케이션이 팀 조직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선수들의 불만은 코치와 통해 감독에게 전달 해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구단 경영진은 선수단을 돕는 주력했다. 뭐가 필요한지를 고민했다. 구단주는 선수를 키워서 팀에 보내준 부모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설 명절을 맞아 선수들의 부모 집으로 감사의 선물을 보내기로 했다.

지금의 우리은행 구단은 역할 분담이 제대로 돼 있다. 선수들은 한눈 팔지 안고 코트에서 땀을 쏟는다. 힘들다는 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참는데 이골이 났다.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권의의식 대신 승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프런트는 선수들을 지원하는 이상의 간섭을 하지 않는다. 구단주(이순우 은행장)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처절하게 무너졌는 고통의 시간을 박차고 올라왔다. 이제 전통의 농구 명가를 위해 롱런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선두를 지키기 위해선 또 다른 뭔가를 해야 할 것이다. 좀더 창의적인 걸 고민할 필요가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