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즈의 간판 변연하(34)는 한 시대를 풍미했다. 1999년 삼성생명으로 입단 이후 프로와 실업무대에서 슈터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내외곽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득점 기계로 불렸다. 일부 팬들은 그를 '변코비(변연하+코비 브라이언트)'라고 부르기도 했다. KB스타즈는 우승을 위해 2008년 변연하를 영입했다. 그 정도로 변연하의 이름값은 묵직했다. 프로 경력만 15년, 그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최고의 베테랑이다.
그런데 변연하가 이번 2013~2014시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록 면에서 가장 떨어지고 있는 게 득점이다. 그는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11득점(11.05)을 해주고 있다.
변연하는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16점을 올렸다. 그리고 그는 지난 22시즌 동안 경기당 평균 15득점씩을 올려주었다.
이번 시즌의 부진은 그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게 더 문제다.
서동철 KB 스타즈 감독은 "변연하의 슈팅이 터져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특별한 원인이 있는 건 아니다"면서 "슈터는 한 번 계기가 있으면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연하는 베테랑이라 부진 때문에 부담을 갖고 있지는 않다. 나이를 한 살 더 먹고 체력에 부담을 가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최근 변연하에게 좀더 많은 슈팅을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욕심을 내보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엔 "마음 놓고 던져라"는 주문을 한다.
전문가들은 변연하가 지금 상황에서 3점슛을 경기당 2개만 더 넣어주면 예전과 똑같아진다고 말한다.
변연하의 이번 시즌 3점슛 성공률은 26%(21일 현재)다. 이 수치가 30%를 훌쩍 넘어서야 예전의 변연하가 된다.
서동철 감독은 "변연하에게 3점슛 성공률이 떨어지는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는 3점슛을 시도할 때 수비수를 달고 던졌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오픈 찬스가 많은데 이상하게 더 안 들어 간다. 기량 보다는 심리적인 부분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변연하는 20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은행 2013~2014시즌 우리은행과의 원정경기에서 17득점을 올렸다. 3점슛은 6개를 시도해 1개만 림에 꽂았다. 여전히 외곽슛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KB스타즈는 비록 졌지만 그는 중요한 순간 해결사 노릇을 해줬다. 4쿼터 추격하는 과정에서 역전 2점슛(61-59)과 추가로 달아나는 2점슛을 연달아 집어넣었다.
KB스타즈는 경기 종료 직전 우리은행 박혜진에게 골밑 결승 2점슛을 맞고 65대66으로 패했다.
KB스타즈는 현재 3위다. 변연하가 힘을 내줘야 KB스타즈가
더 빨리 3강 플레이오프를 확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단기전에서 강해질 수 있다. 춘천=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