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야기만 들어보면 이 사람의 본업이 MC가 아닌가 착각할 정도다. 관객들은 그의 입담에 웃음을 터뜨렸다. 귀여운 미소에 이은 붙임성있는 행동도 압권이었다. 명MC 유재석이 이 사람의 '예능감'에 감탄한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친근한 미소를 하면서도 사람들을 '들었다놨다'하는 입담의 소유자인 그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인 티에리 앙리(뉴욕 레드불스)였다.
앙리는 18일(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콩그레스 센터에서 열린 '푸마 에보파워 런칭 행사'에 MC로 나섰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유명 미녀 앵커 케이트 아브도와 함께였다. 이날 행사는 푸마의 신개념 축구화인 '에보파워'의 출시를 알리는 글로벌 행사였다. 푸마는 '에보파워는 베어풋(맨발)이 가지고 있는 파워와 정확성을 극대화시켜주는 컨셉에서 출발했다. 신기술을 집대성한 축구화'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앙리를 비롯해 세스크 파브레가스(바르셀로나) 마리오 발로텔리(AC밀란) 마르코 로이스(도르트문트)가 패널로 참석했다. 전세계 8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앙리는 단연 돋보였다. 전문 방송인인 아브도에게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나선 앙리는 적절한 유머를 섞어가며 관중들을 사로잡았다. 에보파워가 사람 인체 본연의 파워를 반영한다고 하자 신발의 색을 가리키며 '내 발은 오렌지색이 아니다'고 맞받아쳤다. 또 이날 패널 3명의 선수가 페널티킥과 발리슛 등의 이벤트에 나서자 앙리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들이 미션을 완수하지 못한다에 내 전재산을 걸겠다"면서 허세를 부리기도 했다. 압권은 행사 마지막에 에보파워의 큰 모형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을 때였다. 앙리는 사진을 다 찍은 뒤 그 모형이 예쁘다며 꼭 안고 집에 가는 모습을 보였다. 관계자가 달라고 하자 고개를 저으며 싫다는 몸짓을 보이며 달아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파브레가스는 여유가 넘쳤다. 이날 행사는 자신의 홈구장인 누캄프에서 불과 1㎞ 떨어진 곳에서 열렸다. 100여명의 관중들 역시 대부분 바르셀로나의 팬들이었다. 파브레가스는 유창한 영어로 앙리, 아브도와 농담을 주고받았다. 그러면서도 "누캄프보다 더 떨린다. 많은 팬들 앞에서 새 제품을 잘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에 몸이 떨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말과는 다르게 파브레가스는 볼로 골문안에 있는 벽을 깨버리는 이벤트에서 2분간 90%를 파괴해 정확성 측면에서 최고 평점을 받았다.
발로텔리는 파워로 좌중을 압도했다. 첫번째 이벤트였던 슈팅 파워 측정에서 74.1점(100점 만점)로 3명의 선수 가운데 최고점을 받았다. 파워와 정확성을 함께 측정한 페널티킥 코너에서는 파워에서 64.5점, 정확성에서 9.7점(10점 만점)을 얻어 합계 625.5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발로텔리는 그동안의 기행과는 다르게 환한 미소와 자신감 넘치는 행동으로 관중들의 박수를 자아냈다. 시종일관 얌전한 모습의 로이스는 발리슛 도전에서 5개 가운데 4개를 성공시키며 큰 박수를 받았다. 바르셀로나(스페인)=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