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안호이저부시인베브(이하 AB 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인수한다. 2009년 미국계 사모펀드 KKR에 매각한 뒤 5년만에 재인수한다.
이번 계약으로 오비맥주는 세계최대의 맥주그룹 AB 인베브에 재편입된다. AB인베브는 2009년 7월 안호이저부시와 인베브의 합병으로 자금난을 겪었다. 디레버리징(차입축소)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오비맥주를 매각했다. 당시 매각금액은 약 18억달러(당시 환율로 2조3000억원선)였다. AB 인베브는 2009년 거래를 할때 2014년 7월부터 오비맥주를 재인수할 수 있는 바이아웃 조항을 넣었다. 권리 보다 앞당겨 오비맥주를 재인수하는 셈이다. 인수가격은 58억달러(약 6조1000억원) 수준이다. 5년 사이에 기업가치가 3배 가까이 뛰었다. KKR은 떼돈을 번 셈이다.
오비맥주는 지난 몇 년 동안 카스의 강력한 성장세에 힘입어 한국에서 판매 1위를 차지했다. 10여년간 1위 자리를 지키던 하이트맥주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그 동안 오비맥주와 AB인베브는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오비맥주는 버드와이저, 코로나, 호가든과 같은 AB인베브의 브랜드들에 대한 독점 라이센스를 갖고 한국 시장에서 이들 브랜드에 대한 유통을 담당 해 왔다.
AB 인베브의 CEO인 카를로스 브리토 (Carlos Brito) 대표이사는 "한국 시장에 투자하고, 오비맥주 임직원들과 다시 일하게 되어 기쁘다. 오비맥주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태지역 시장에서 우리의 입지를 더욱 강화 시킬 것이며,아태지역 성장에 지대한 기여를 할 것이다. 오비맥주 경영진은 지난 몇 년간 오비맥주를 업계 선두주자로 성장시키는 큰 성과를 이루었다. 우리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모범 경영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한국 시장에서 AB 인베브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오비맥주 임직원들과 협력해 나갈 것이다. 또한, 한국 경제와 지역 발전에 기여할 것 이며, 우리가 진출한 모든 시장에서 모범적 기업으로서 최선을 다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일단 달라지는 것은 없다. 경영은 현재 오비맥주 대표이사인 장인수 사장이 맡고, 고용도 승계된다. 한국 본사와 사명도 유지된다. 매각 수준은 이자와 세금, 감가상각비 등을 차감하기전 연간 이익의 11배 정도가 거론된 바 있다. 당초 4조원 안팎으로 예상됐지만 액수가 크게 뛰었다.
올해 상반기 안으로 인수절차는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지금까지 수천억원의 배당금만 챙겨간 사모펀드에 대한 세금추징 등 복잡한 사안이 다소 얽혀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