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많이 불편하네요."
최근 KT에서 오리온스로 소속을 옮긴 장재석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활약을 펼치며 단숨에 오리온스의 핵심선수가 됐다. KT에서 출전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런데 실력 뿐만이 아니라 외모도 확 변했다. 갑작스럽게 '마스크맨'이 된 것이다. 코 위쪽 얼굴을 덮는 보호용 마스크를 쓴 채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장재석이 '마스크맨'으로 변신한 것은 지난 18일 인천 전자랜드전부터였다. 이유는 부러진 코뼈를 보호하기 위해서. 장재석은 지난 15일 KGC와의 경기 도중 리바운드를 하다가 하필 팀 동료인 김동욱과 충돌해 코뼈가 부러졌다. 여전히 코 주위에 붓기가 남아있는 상태다.
게다가 또 한번 아찔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부상 이후 팀 연습 때 바운드 된 공에 다친 코를 또 얻어맞은 것이다. 충격이 크지 않았음에도 코피가 줄줄 흘렀다. 그만큼 좋지 않은 상태였던 것이다.
결국 더 이상의 부상을 막기 위해 특별 주문한 마스크를 지난 18일부터 쓰고 경기에 나선다. 19일 고양 동부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장재석은 마스크를 쓴 채 25분 17초를 뛰면서 10득점 9리바운드로 팀 역전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장재석의 입장에서는 마스크가 무척 불편하다. 코는 보호되지만, 시야가 편치 못한 것이다.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도 이날 승리 후 "마스크가 아무래도 불편할 것이다. 그래도 전자랜드전 때보다는 한층 적응이 된 듯 하다"고 평가했다. 정작 본인은 어떨까.
장재석은 "호흡이 불편하기도 있지만, 무엇보다 시야가 많이 가린다. 골밑에서 슛을 쏠 때 시야가 갑자기 가려지거나, 좌우 시야각이 좁아지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나마 코 부상에 대한 걱정을 안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장재석은 "연습하다가 상대 팔에 얼굴을 부딪혔는데, 마스크 덕분에 코에 아무런 충격이 없었다. 그런 일을 겪은 뒤에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부상이 완치되기 전까지 장재석은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한다. 추 감독은 "적어도 3주 정도는 써야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마스크맨' 장재석은 과연 이 기간에 어떻게 진화하게 될까.
고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