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로 변신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떨리는 심경을 밝혔다.
안현수는 17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올림픽은 마치 생애 첫 경기에 나설 준비를 하는 것처럼 특별한 감정이 든다"며 "처음 출전한 올림픽 이후 오랜 시간 동안 다시 올림픽 정상에 도전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 초조했다. 이렇게 큰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다는 데에 짜릿한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가진 모든 힘을 다시 발휘하려 집중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안현수는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1000m와 1500m, 5000m 계주를 제패해 3관왕에 오른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스타였다. 당시 500m에서도 동메달을 따내 쇼트트랙 사상 최초로 올림픽 전 종목에서 시상대에 오른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2008년 무릎 부상으로 거침없는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도 불발됐다. 이후 대한빙상경기연맹과의 갈등, 소속팀의 해체 등이 겹쳐 선수 생활의 갈림길에 서자 소치올림픽에서 명예를 되찾겠다는 각오로 주변의 비난을 각오하고 러시아로 귀화했다.
안현수는 "한국에서는 훈련에만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상황이 있었지만, 러시아에서는 분위기가 좋아 편히 운동할 수 있다"며 "토리노올림픽 이후 쇼트트랙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기 때문에 나의 경기 전략도 바뀔 것"이라며 "상황에 맞게 기술을 발휘해 승리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