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농구 최하위 동부에 또 다른 악재가 생겼다. 팀의 주전 포워드 이승준이 시즌 아웃될 위기다.
이승준은 17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와의 경기에서 4쿼터 5분20초 경 코트에 쓰러졌다. 다른 선수와의 충돌은 없었다. 팀이 득점에 성공한 뒤 수비를 하기 위해 반대 코트로 뛰어가려던 순간, 미끄러지며 다리가 풀려버렸다.
그런데 코트에 쓰러진 이승준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왼쪽 다리에 심한 통증을 호소해 동부 관계자들과 장내 의료진이 모두 나왔다. 결국 이승준은 들것에 실려나가고 말았다. 이날 이승준은 모처럼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었다. 29분20초를 뛰면서 20득점-12리바운드로 일찌감치 '더블-더블'을 기록 중이던 상황. 비록 스코어는 58-71로 뒤져있었지만, 5분이 넘는 시간이 남아있어 결과를 속단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공수에서 맹활약하던 이승준이 코트 밖으로 물러나며 동부의 득점력은 크게 떨어졌다. 남은 시간 동안 KGC가 9점을 넣었지만, 동부는 단 4득점에 그쳤다. 결국 동부는 62대80으로 지면서 8연패의 늪에 빠졌다.
문제는 이승준의 부상이 일시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동부 이충희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이승준의 왼쪽 아킬레스건이 끊어진 것 같다. 정확한 상태는 검진 뒤에 알 수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KGC 관계자는 "1차로 상태를 체크한 장내 의료진의 말로는 아킬레스건이 끊어진 상태라고 한다. 정확한 상태는 정밀 검진을 받아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승준은 정밀 검진을 위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만약 이승준의 왼쪽 발목 아킬레스건이 실제로 끊어진 것이라면 남은 시즌에는 출전할 수 없다. 수술이 반드시 필요하고, 재활기간도 꽤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현재 팀의 기둥인 김주성 역시 부상으로 개점휴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승준까지 빠지게 된다면 동부의 장점이던 높이는 완전히 붕괴된다. 이달 말 윤호영이 제대해 팀에 복귀하는 게 그나마 작은 위안이다.
이 감독은 "당초 계획했던 트리플 포스트 '빅3'가 이제 완전히 무너지게 됐다. 부상이 자꾸 생겨 팀의 구심점을 맡을 선수가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과연 동부가 이 위기에서 어떤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안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