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는 애매하다. 눌러앉기도, 그렇다고 도전을 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시기에 에너지 넘치는 자신감으로 재창업을 시도한 40대가 있다. 지난해 12월 커피전문점을 오픈한 이희욱(42)씨가 주인공.
전주 안골에서 '카페띠아모'를 운영한지 한 달 남짓, 이 씨는 처음 시작할 때의 자신감이 그대로다. 13년간 자영업을 했던 경험이 업종을 변경했어도 녹아나온다고 믿는다. "2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까지 주유소를 했었어요. 그때도 프랜차이즈였는데 매출 순위가 전라북도에서만 5위안에 들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만큼 열심히 했었거든요"
벌이도 좋았고 번듯한 건물도 생겼지만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주유소를 전혀 비울수가 없는 상황인데다 긴 영업시간에 따른 체력의 한계가 찾아왔다. 13년간의 시간을 뒤로하고 과감히 쉬었다. 이후 7년간은 건물을 임대했다. 그러다 40대가 찾아왔고 재창업에 도전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솔직히 건물 위치가 좋은 편입니다. 어떤 업종을 하던 기본은 하는 자리에요. 하지만 단순히 높은 매출만 바라보고 업종을 선택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이젠 저도 즐겁고 손님도 즐거운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카페'다. 주부창업이나 젊은 세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카페창업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40대 남성의 패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인근에 생활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 3000세대 정도가 거주하고, 그 중심에 이 씨의 매장이 있다. 서비스와 위치에 대한 자신감은 이미 넘치고 있었다.
"상권이 좋았기 때문에 카페 브랜드를 선택하는데 더 고심했어요. 그만큼 시너지 효과가 있을만한 저력있는 브랜드여야 한다고 봤거든요. 경쟁 브랜드와 분명히 차별되는 점이 있어야 했죠."
커피전문가가 아닌 이 씨는 재창업도 프랜차이즈 시스템 안에서 시작하기로 했고, 여러 브랜드를 물색한 끝에 카페띠아모를 선택했다. 브랜드 인지도만 본다면 대형 브랜드를 고수하겠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지방소도시 상권에 적합한 브랜드, 나름의 확실한 차별성이 있는 브랜드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고급 커피를 앞세운 카페 브랜드는 아주 많아요. 하지만 이렇다 할 차이점을 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카페띠아모의 젤라또에 큰 흥미를 갖게 됐습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일반적인 아이스크림과는 확연히 달랐거든요."
그때부터 인근의 매장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직접 맛을 보고 인테리어나 고객층을 분석했다. 젤라또를 따로 판매하는 것도 맘에 들었지만 요거트 스무디나 와플 등 다양한 디저트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끌렸다.
"본사에서 직접 교육을 받을 때는 겁이 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고객으로 갈 때와는 확연히 다르더군요. 일단 거의 모든 제품이 수제식입니다. 젤라또 역시 이탈리아 현지 방식으로 매장에서 직접 만들었어요.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때문에 조금은 힘에 부치기도 했지요. 하지만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더 커졌습니다."
손님한테 내놓는 제품이 자신 있으니 서비스도 당당해 지더란다. 마냥 편하기만 할 거면 가게 문을 열지 말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직접 만든 음식을 내놓으니 책임감도 커지고 손님의 표정 하나도 세심히 살피게 됐다.
이씨는 "지난 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작은 곳에서 1등 매출을 올렸었다"며 "이번에도 매출이 내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카페 띠아모는 지난 2006년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9년차에 접어든 중견 젤라또&원두커피 전문 브랜드이다. 신선한 천연 재료를 사용해 매장에서 홈메이드식 젤라또를 직접 제조해 판매하며, 국내 로스팅 한 고급 에스프레소 원두커피와 스무디, 웰빙 샌드위치, 베이커리, 와플 등의 사이드 메뉴를 갖춘 '멀티 디저트 카페'다.
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