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달러 사나이' 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가 2주여간의 달콤한 휴가를 마치고 15일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지난해 12월말 텍사스 레인저스와 초대형 FA 계약을 한 후 귀국했다. 당시 7년에 1억3000만달러(세전)에 사인했다. 한화로 따지면 1370억원을 훌쩍 넘는 큰 금액이다.
추신수는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약 보름 동안 매우 알차게 보냈다. 예년에 비해 약 15일 정도 준비가 늦었다. 새로운 팀이라 스프링캠프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텍사스가 날씨가 덥기 때문에 동료들에게 훈련 방법을 물어보고 빨리 적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안 맞고 싶다"
추신수는 올해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제 안 맞고 싶다. 내 나이가 적지 않다. 아프다고 참아가면서 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사구로 유명하다. 지난 시즌에도 26개(최다 1위)의 데드볼을 기록했다. 이미 두 차례 손에 사구를 맞는 아찔한 경험도 했었다.
그는 대형 계약을 했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싶지는 않은 듯 보였다. 추신수는 "신시내티에서 지난 시즌에 했던 것 처럼 그대로 할 것이다. 잘 하려고 하다 보면 부상이 생긴다"면서 "지난해 처럼 공 하나 하나 집중하면 정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추신수의 지난 시즌 성적은 타율 2할8푼5리, 20도루, 21홈런, 54타점, 출루율 4할2푼3리를 기록했다.
▶"좌투수 약점,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
그는 자신에게 꼬리표 처럼 따라다니는 왼손 투수에 약하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실 기술적인 문제는 아니다. 그래서 뭘 바꿔야지 하는 생각은 없다. 정신적인 문제였다. 그런데 많이 좋아졌다. 지금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나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 좌완 투수 상대로 타율 2할1푼5리를 기록했다. 우완 상대로는 타율 3할1푼7리.
그는 초대형 계약을 했다고 해서 상대 투수들이 더 견제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똑같이 몸쪽 승부를 해올 것이고, 추신수 자신도 물러서지 않고 강하게 맞설 것이라고 했다. 도루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앞으로 200홈런, 200도루를 위해 출루하면 적극적으로 도루를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강점인 '5툴 플레이어'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월드시리즈에 나가는게 꿈만은 아닐 것이다."
추신수는 2014시즌 텍사스에서 좌익수 1번 타자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좌익수는 추신수에게 낯선 포지션이다. 그는 "아주 예전에 봤던 위치인데 지난해 중견수에 도전했듯이 방법은 훈련 뿐이다. 타구를 많이 보고 훈련하면 자신감이 생긴다. 연습 밖에 답이 없다"고 했다.
그는 텍사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걸 꿈꾸고 있다. 추신수는 "포스트시즌 목표는 우승이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신시내티에서 한 경기였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 올해 나간다면 이제 처음이 아니다. 팬들이 응원해주시면 월드시리즈에서 보는 게 꿈만은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피츠버그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2대6 패)에 출전, 3타수 1안타(1홈런) 2득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
추신수는 미국에 도착하는 대로 애리조나에서 텍사스로 이사를 하게 된다. 인천공항=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