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이 23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15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빙상 국가대표선수단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첫 주자는 '피겨 여왕' 김연아(24)였다. 4년 전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그녀는 소치에서도 정상을 바라보고 있다. 올림픽 2연패를 향한 리허설도 마쳤다. 지난 5일 경기도 고양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열린 2014년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에서 227.8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는 "올림픽이 이제 진짜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까지 실감이 안난다.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준비해왔던 것, 보완해야 할 것들을 체크해서 훈련할 계획"이라며 "선수 인생의 마지막 대회고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지만 매 경기때마다 베스트 컨디션으로 최고의 경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이번 대회도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2연패, 금메달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2연패에 중점을 전혀 두지 않는다. 준비한만큼 경기를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 어떤 결과를 얻어도 만족스럽고 후회없이 마무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밴쿠버올림픽은 '여왕대관식'이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78.50점)과 프리스케이팅(150.06점) 모두 역대 최고점 기록을 경신하며 총점 228.56점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불멸의 기록'이라는 것이 전세계의 평가였다. 은퇴와 현역생활 연장의 기로에 섰던 김연아는 소치에서 선수 인생의 마지막 꽃을 피우겠다는 새로운 목표와 함께 2012년 7월 은반으로 돌아왔다.
김연아는 소치 무대를 '홀가분한 마무리'라고 정의했다.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연아는 "연습에서는 클린으로 많이 프로그램을 소화해 자신은 있다. 실전은 또 다르다. 긴장도 되고 매번 잘 할 순 없다. 매 경기 클린이 어렵지만 자신감을 가질 만큼 준비가 돼 있다. 프로그램도 익숙해졌다. 지난 두 대회보다 더 자신감이 있다. 100%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클린 확률을 높이기 위해 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초 마지막 국내 무대전에는 지난달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에 출격했다. 9개월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204.49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아는 올림픽 시즌 쇼트프로그램은 뮤지컬 '리틀 나이트 뮤직' 삽입곡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프리스케이팅은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를 선택했다. 예전까지 쇼트는 좀 더 강한 컨셉트, 프리는 서정적이었다. 이번에는 정반대다. 프리가 더 강렬하다. 그래서 체력 부담이 크다. 김연아는 "쇼트는 괜찮은데. 프리는 이렇게 힘들지 몰랐다. 하다보니 탱고라는 장르가 모든 동작에 힘이 들어간다. 쇼트보다 체력 소모가 컸다. 지금까지 강한 프로그램으로 프리를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선택은 돌아갈 수 없다. 그동안 프로그램 완성을 하고 적응하는 기간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익숙해졌고 경기도 치렀다. 이제는 괜찮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싱글은 2월 20일 쇼트, 21일 프리스케이팅이 열린다. "4년 전 밴쿠버 대회를 한 달 앞두고도 실감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난 현장에 가야 긴장을 하는 스타일이다. 이번에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그 때도 올림픽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진짜진짜 마지막이다. 그때보다 부담은 덜하다. 지금은 못하면 죽는다, 이 정도의 마음은 아니다. 마지막 무대인 만큼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연아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태릉=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