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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허니문베이비+첫 태극마크,박진포'갑오년 대박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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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풀백' 박진포(27·성남FC)는 지난해 12월 8일 첫사랑 김지현씨와 웨딩마치를 울렸다. 고향 울산에서 평생 배필을 만났다. 3년 열애가 결실을 맺었다. 연말 하와이로 달콤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뼛속부터 성남맨'답게 분당 탄천종합운동장 인근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갑오년 벽두부터 박진포의 알콩달콩 신혼집엔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행운의 상징 '허니문 베이비'가 새해선물처럼 찾아왔다. 그리고 바로 이튿날 또 하나의 '대박' 뉴스가 전해졌다. 구단 프런트로부터 '홍명보호' 발탁 소식을 전해들었다. 대표팀 엔트리가 일찌감치 발표된 후라 기대도 하지 않고 있던 시점이었다. J-리거 황석호(26·히로시마)가 부상하면서, 박진포에게 기적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올 줄 몰랐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스스로도 믿어지지 않을 만큼 '깜짝 승선'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의 미국-브라질 전지훈련 및 평가전에 합류하게 됐다. '허니문 베이비'는 복덩이였다.

1987년생 박진포는 김대호(포항) 이지남(대구)과 함께 난생 처음 A대표팀에 발탁됐다. K-리거, J-리거로 꾸려진 '홍명보호 6기'에 이름을 올렸다. 리그를 대표하는 오른쪽 풀백으로서 첫 시험대에 오른다. 홍명보호 1~6기에 연속으로 발탁된 이 용(울산)이 포지션 경쟁자다. 이 용은 골키퍼 정성룡(수원)과 더불어 6회 연속 홍명보 감독의 신임을 받은 붙박이 선수다. 폭넓은 활동량과 거침없는 오버래핑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런던올림픽에 나섰던 베테랑 김창수의 부상으로 인해 입지가 공고해졌다. 홍 감독의 절대 신임을 받아온 이 용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박진포는 2011년 신태용 전 감독의 눈에 띄어 성남 유니폼을 입었다. 특별한 신뢰속에 주전으로 활약하며 데뷔 첫해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시즌 안익수 전 감독 아래서 지옥 특훈을 견뎌내며 위치선정, 오버래핑 등 공수 양면에서 눈부신 성장세를 보여줬다. 14개구단 K-리그 3년차 동기중 가장 먼저 100경기를 돌파하며, K-리그 팬들에게 체력과 실력, 성실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시즌 내내 '치타' 김태환과 함께 오른쪽 라인을 타고 달렸다. 스피드와 피지컬이 지배하는 성남의 오른쪽 라인은 상대 수비진에게 '알고도 못막는' 공격루트로 악명을 떨쳤다. 대표팀에서도 김태환과의 눈빛 호흡을 기대하고 있다.

13일 출국한 박진포는 "국가대표에 처음 선발된 만큼, 초심으로 열심히 노력하겠다. 후회없이 내 모든 것을 쏟아내고 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홍명보호는 브라질 이과수의 베이스캠프에서 일주일간 훈련을 진행한 후 21일 미국 LA로 이동, 2주간 전지훈련을 이어간다.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중미 3개팀과 친선경기도 펼친다. 1월 26일 코스타리카, 30일 멕시코, 2월 2일 미국과 차례로 격돌한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남자의 이름으로, 아버지의 이름으로, '준비된 대박맨' 박진포의 질주가 시작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