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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스타, 예능 나들이 성적 매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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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에 진출한 스포츠스타들의 '진화'가 시작됐다. 과거엔 1회성 게스트 출연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엔 고정 출연자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뛰어난 입담과 폭풍 같은 친화력이 기존 방송인들 못지않다. 리얼 버라이어티에 적합한 체력과 승부사 기질,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는 반대로 개인 캐릭터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도 스포츠스타들이 예능계에서 각광받는 이유가 되고 있다. 관찰 카메라 촬영 방식이 일반화된 환경은 스포츠스타들이 카메라에 대한 부담을 덜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일 수 있는 플러스 요인이 됐다. 조만간 씨름선수 출신 강호동을 이을 '제2의 강호동'이 탄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딸바보'의 만점 활약, 송종국-추성훈

축구선수 출신 송종국은 2013년 한 해 동안 딸 송지아 양과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 출연하며 선수 시절 못지 않은 사랑을 받았다. 그라운드의 승부사가 딸의 애교 앞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모습에 '국가대표 딸바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지금은 꽤 익숙해졌지만 방송 초기만 해도 송종국이 요리를 하고 자상하게 딸을 돌보는 장면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억하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색다르게 다가왔다. 지난 연말 방송연예대상에서 '아빠 어디가' 팀과 함께 대상을 받으며 예능 나들이를 성공적으로 마친 송종국은 올해 브라질 월드컵을 맞아 본업인 축구해설위원으로 돌아간다.

'딸바보'의 계보를 잇는 또 한명의 스포츠스타는 바로 추성훈. 요즘엔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때문에 '추사랑 아빠'로 불리지만 본업은 이종격투기 선수다. '추블리' 부녀의 활약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인기 원동력. 귀여운 사랑이 앞에서 무장해제 되는 건 파이터 아빠도 예외 없다. 최근엔 통신사 CF에 출연하고 동반 화보도 찍었다.

▶스포츠맨십으로 예능 도전, 우지원-석주일

농구선수 출신 우지원과 석주일은 자신들의 본업을 살려 예능에 진출한 사례다. 농구대잔치 시절 오빠부대를 몰고 다닌 연세대 농구부에서 함께 활약했던 두 사람은 최근 KBS2 '우리동네 예체능'의 농구 편에 출연해 시청자들을 반갑게 했다.

코치로 연예인 농구팀을 이끈 우지원은 한일전에서 감동적인 승리를 일궈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선수들의 팀워크와 기량을 끌어올린 그의 따뜻한 카리스마와 깨끗한 매너는 스포츠맨십의 진면목을 느끼게 했다. 반면에 석주일은 거침없이 반칙 플레이를 일삼는 일명 '똥개' 스타일 농구를 전파하며 프로그램에 웃음을 안겼다. 그는 "현역 시절 상대 선수의 바지를 벗기고 공을 치는 척 낭심을 때리기도 했다"는 에피소드와 함께 "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며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했다. 두 사람이 라이벌로 나서 팽팽한 기싸움을 펼친 성탄 자선 경기는 웃음과 긴장감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호평과 함께 시청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우지원은 이보다 앞서 MBC '댄싱 위드 더 스타 3'로 댄스스포츠에 도전했고, 석주일은 최근 JTBC '유자식 상팔자'에 아들 석능준 군과 고정 출연 중이다. '똥개 농구'에 버금가는 석주일의 솔직 과감한 입담이 흥미롭다.

▶예능 새내기, 안정환-서장훈

축구선수 출신 안정환과 농구선수 출신 서장훈은 예능 새내기다. SBS '정글의 법칙'으로 야생 리얼 버라이어티를 경험했던 안정환은 '아빠 어디가' 시즌2의 멤버로 합류한다. 아빠의 외모를 쏙 빼닮은 것으로 유명한 아들 리환 군과 함께다. 리환 군은 얼마 전 아침 방송에 출연해 엉뚱한 면모와 넘치는 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말썽꾸러기 아들과 함께하는 아빠 안정환의 육아 스타일은 '딸바보' 송중국과는 어떻게 다를지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7월 MBC '무한도전'에 출연해 예능의 독한 맛을 본 서장훈도 지난 3일 첫 방송된 MBC 새 예능 프로그램 '사남일녀'에 고정 멤버로 투입됐다. 당시 '무한도전'에서는 쫄쫄이를 입고 비누거품 줄넘기를 하다 본의 아니게 몸개그를 선보이는 등 과감히 망가졌다. 그는 체념한 듯 "이런 거 안 하려고 방송 출연 자제하고 있었다"며 자조했지만 방송 후엔 '예능 늦둥이'로 크게 주목받았다. '사남일녀'에서는 2m의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와는 달리 꼼꼼하고 깔끔한 성격에 장난기 넘치는 모습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