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후끈하다.
걸그룹들이 연달아 섹시 컨셉트를 들고 나오며 남성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썸씽'을 발표한 걸스데이와 '비비비'로 컴백을 알린 달샤벳에 이어 김재경 고우리 조현영 오승아로 구성된 레인보우 4인조 유닛 그룹 레인보우 블랙까지 출격한다. 이들의 아찔한 19금 전쟁을 살펴봤다.
걸스데이는 '여성성'에 초점을 맞췄다. 소속사 측은 "'기대해'와 '여자대통령'에 비해 한층 더 성숙한 여성성을 표현할 것이다. 멤버 모두 성인이 돼 노래와 춤으로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 멤버 개개인의 여성성을 극대화해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컨셉트를 표현하기 위해 노출 수위도 높였다. 정식 컴백 전에는 리더 소진의 전신 시스루컷을 공개, 화제를 모았다. 무대에서는 탱크톱과 옆트임 치마로 복부와 다리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여기에 바닥을 기고 치마를 여닫는 안무까지 더해져 농염한 분위기를 풍긴다. 노출이 많아진 만큼, 인기도 수직상승이다. '썸씽' 음원은 각종 음원사이트 순위 3위권 안에 랭크됐고, 뮤직비디오도 유튜브 조회수 200만 건을 돌파했다. SBS '인기가요'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달샤벳은 '라인'에 중점을 뒀다. 소속사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번 활동에는 노출은 없다"고 선언했다. 노출 없이도 성숙해진 달샤벳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말이다. 멤버들은 전원 재킷을 착용해 매니시한 느낌을 연출했다. 또 몸에 꼭 맞게 피트되는 레깅스 패션으로 S라인을 강조, 은근한 섹시미를 드러냈다. 안무는 웨이브를 기본으로, 골반춤 등을 포함해 선정적인 느낌보다 라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레인보우 블랙은 '반전'을 노린다. 이들은 20일 컴백을 앞두고 19금 컨셉트의 사진과 영상을 차례대로 공개하고 있다. 도촬(도둑촬영), 욕조신부터 세미 누드까지 아찔한 수위를 넘나든다. 사진과 영상이 공개될 때마다 인터넷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관심을 받고 있다. 소속사 DSP미디어 관계자는 "섹시 이미지에서 시작한 유닛이다. 여성미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래에서 반전을 줄 계획이다. 컨셉트는 성인용이지만 레트로 느낌의 신나는 노래로 팬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밖에 걸그룹 '쩍벌춤'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라니아를 비롯해 섹시 컨셉트의 걸그룹이 1~2월 속속 컴백할 예정이다.
걸그룹의 섹시 컨셉트 경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대부분은 컨셉트의 한계를 원인으로 꼽는다. 독자적인 노선을 택한 극소수가 아니라면 걸그룹이 채택할 수 있는 컨셉트는 큐티, 섹시 두 가지로 종결된다. 데뷔연차가 낮고, 멤버들의 평균 연령대가 어릴 때는 큐티 컨셉트로 활동하다 데뷔 3~5년차를 맞아 멤버들이 전원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섹시 컨셉트로 전환하는 식이다. 활동하는 팀은 많은데 선택할 수 있는 컨셉트가 한정돼 있으니 경쟁이 붙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너무나 많은 걸그룹이 섹시 컨셉트로 활동하면서 대중의 신경은 무덤덤해진 상태다. 보다 자극적인 의상과 안무, 컨셉트를 들고 나와야 화제를 모을 수 있다. 관계자는 "사실 걸그룹이 가장 보여주기 쉬운 게 섹시 컨셉트이기도 하다. 섹시 컨셉트란 게 결국은 여성성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걸그룹이 섹시 컨셉트를 내놓고 있다. 활동하는 팀은 많고, 대중은 항상 새로운 걸 원한다. 그 사이에서 주목받으려면 더 강한 한 방이 필요하다. 신경을 자극할 수 있는, 새롭고 강한 컨셉트를 생각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엔 실력이다. 벗을수록 이슈몰이가 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노출에도 한계는 있고, 노이즈 마케팅은 일회성에 불과하다. 결국 가수는 노래로 승부를 봐야 한다. 실력이 없다면 반짝 이슈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