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는 선수들은 많다. 하지만 메워줄 선수가 없다. 전력에 큰 구멍이 뚫렸다. 대책은 단 하나 '전술 다변화'뿐이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같은 생각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주요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수비의 중심인 곽희주는 팀을 떠났다. 중국 이적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용래와 박현범은 경찰에 입대했다. 이를 대체할 선수 영입이 없다. 구단은 돈 씀씀이를 줄였다. 몇몇 팀들과 협상을 벌였지만 카드가 맞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영입도 쉽지 않다.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
이 때문에 들고 나온 카드가 바로 '스리백'이다. 서 감독은 2013년 시즌이 끝나고 코칭스태프와 함께 유럽으로 날아갔다. 바이에른 뮌헨, 릴, 피오렌티나 등 유럽 클럽들의 경기를 보면서 '스리백' 전술에 대해 새로운 영감을 얻었다.
물론 스리백이라고 해서 수비적 전형은 아니다. 기존의 수비적 스리백은 중앙수비수 세 명이 버티고 있다. 여기에 좌우 윙백들까지 수비에 가담하는 사실상 파이브백의 개념이다. 하지만 서 감독이 목격한 스리백은 중앙 수비수 두명에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의 조합이었다. 좌우 윙백은 전방 깊숙하게 포진해 공격에 힘을 보탠다. 그만큼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 시즌 K-리그에서도 서울이 들고 나왔다. 재미를 본데다가 올 시즌에 대한 대책으로 준비를 마쳤다.
문제는 누가 그 역할을 할 것이냐다. 오장은과 조지훈이 유력하다. 오장은은 활동량이 많고 개인 기술이 뛰어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키가 작아 제공권에 약점이 있다. 조지훈은 1m88의 장신으로 제공권이 좋다. 미드필더로서 패싱 능력도 뛰어나다. 다만 노련미가 다소 부족하다. 연제민이나 구자룡 등 수비 자원들의 포지션 변화를 생각할 수도 있다.
서 감독은 "당장 스리백을 쓰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유럽에서 직접 목격하면서 가능성을 엿보았다. 우리 팀에 장착한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남해와 터키 전지훈련에서 시험해볼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