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스토브리그 내내 트레이드설에 시달린 스즈키 이치로(41)가 계속해서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이치로에게 호재가 생겼다. 뉴욕 양키스가 이치로 대신 다른 외야수의 방출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양키스는 베테랑 외야수 버논 웰스(36)을 지명할당 조치했다. 왼손 불펜투수 맷 손튼을 40인 로스터에 추가하면서 웰스가 제외된 것이다. 지명할당 조치된 웰스는 팀의 마이너리그 계약을 받아들이거나, 자유계약선수로 풀리게 된다.
당초 양키스는 이치로의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신시내티 레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올해 650만달러(약 69억원)를 받는 이치로는 쉽게 처분하기 어려운 대상이었다.
대신 웰스는 연봉 부담이 적었다. 지난 2008년 토론토와 7년간 1억2600만달러에 계약했던 웰스는 올해가 7년 계약의 마지막 해로 전 소속팀 LA 에인절스가 1860만달러의 연봉부담을 안고 있다. 양키스는 240만달러만 부담하면 됐다.
이치로의 트레이드를 추진하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연봉부담이 적은 웰스를 처분한 것이다. 양키스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외야진을 대폭 강화했다. 커티스 그랜더슨의 뉴욕 메츠행과 기존 외야수들의 노쇠화로 고전했기에 모처럼 돈보따리를 푼 것이다. 제이코비 엘스버리와 카를로스 벨트란이라는 대형 FA 둘을 영입하면서 외야를 완전히 재편했다.
기존 브렛 가드너와 이치로, 웰스 중 누군가는 팀을 떠나야 했다. 지명타자가 가능한 알폰소 소리아노를 제외하면, 이제 4명의 외야수가 남게 됐다.
트레이드 1순위였던 이치로는 4명 중 가장 마지막 순번이다. 백업 외야수를 맡게 될 전망이다. 일본 언론들도 웰스의 방출 소식을 전하면서 이치로가 백업 외야수로 양키스에 잔류할 것이란 예상을 쏟아냈다.
하지만 양키스가 추가 트레이드를 진행할 수도 있는 일이다. 가드너와 이치로는 여전히 자신의 거취에 대해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이치로는 지난해 150경기서 타율 2할6푼2리 7홈런 35타점 20도루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보였다. 40대에 접어들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치로의 2014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