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데 휴스턴은 기대대로 제 몫을 했다. 하지만 동료 국내 선수들의 부진이 연승 행진의 발목을 잡았다.
삼성생명이 10일 경기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시즌 여자 프로농구'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72대75로 패했다.
사실 이 경기는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었다. 삼성생명의 대체 외국인 선수 샤데가 과연 얼만큼의 활약을 펼칠 지가 관건이었다. 삼성생명이 한달 반을 기달려 데려온 샤데는 지난달 29일 데뷔전이었던 KB스타즈전에서 25득점을 올리더니, 지난 2일 KB스타즈와의 리매치에서는 무려 39득점을 쏟아붇는 맹활약으로 팀의 연승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6개팀 가운데 경기당 평균 60득점을 간신히 넘기며 빈약한 공격력을 보이던 삼성생명으로선 그토록 바라던 '득점기계'의 영입에 단숨에 공동 4위로 치고 오르며 중위권을 뒤흔들 핵으로 부상했다.
이날 경기 전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딱히 샤데를 막기 위한 맞춤형 작전을 준비한 것은 없다. 스트릭렌과 비어드 등 2명의 외국인 선수가 이미 WNBA에서 샤데를 상대해 본 경험이 있다고 해서 2명에게 번갈아 맡길 것"이라며 "만약 잘 못 막는다면 도움수비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대팀에 확실한 '테크니션'이 있다는 것은 분명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샤데가 합류하기 이전 앞선 3번의 맞대결에서 삼성생명은 외국인 선수 전력에서 차이가 남에도 불구, 일방적으로 밀린 적은 없었다.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은 "샤데가 합류했으니 더 해볼만하다고 본다"면서도 "샤데가 어느 정도의 선수인지는 수비 조직력이 좋은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어느정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팀 훈련에 상당히 적극적이다. 좋은 선수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샤데만 잘 해서는 안된다. 결국 국내 선수들의 활약 여부에 승리가 달렸다"고 덧붙였다.
역시 이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샤데는 확실히 제 역할을 했다. 전반에는 14득점을 올린데 이어 후반전에 더욱 펄펄 날았다. 3점포를 단 1개도 성공시키지 못한 삼성생명이 9개의 신한은행을 끝까지 쫓아갈 수 있었던 것은 샤데의 적중율 높은 골밑슛 덕분이었다.
특히 샤데는 62-66으로 뒤지던 경기 종료 2분30초전 골밑슛을 성공시킨데 이어 자유투 2개로 결국 동점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김단비가 빠르게 치고 올라가 벼락같은 골밑슛을 성공시켰고, 샤데의 슛을 잘 방어한 스트릭렌이 종료 1분을 남기고 오른쪽 코너에서 결정적인 3점포를 날리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신한은행은 73-70으로 앞선 종료 17초전 상대의 파울로 김규희가 자유투 2개를 얻었으나 모두 실패한데다, 샤데에게 또 다시 2점포를 얻어맞으며 1점차로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최윤아가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침착하게 꽂아넣으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샤데는 4쿼터에만 14득점을 하는 등 37점을 넣으며 2경기 연속 30점 이상의 맹활약을 했고, 지난 경기보다는 슛 난사도 자제하는 등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였지만 배혜윤(17득점)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뒤를 받치지 못하며 4연승 달성에 실패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스트릭렌(24점), 김단비(21점)가 공격을 이끌었고 김연주가 고비 때마다 알토란같은 3점포 4개를 성공시키는 등 고른 활약을 펼치며 6연승을 일궈냈다.용인=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