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행보가 새해 벽두부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 과거 같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LG의 스토브리그 풍경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우선 김기태 감독의 사령탑 취임 이후 2년 연속 신년 초에 시행되던 체력 테스트를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체력 테스트 도입 첫해인 2012년에는 윗몸일으키기, 4km달리기 등이 시행되어 우규민, 유원상 등의 탈락자가 발생했습니다. 2013년 체력테스트에서는 4km달리기만이 시행되었는데 이동현, 우규민이 탈락했습니다.
김기태 감독은 체력 테스트에 불합격한 선수들은 전지훈련에 참가시키지 않았습니다. 허리가 좋지 않아 2년 연속으로 체력 테스트에 탈락한 우규민은 팬들의 비난을 받으며 국내에서 몸을 만들다 뒤늦게 전지훈련에 참가했습니다. 이동현 또한 작년에 우규민과 비슷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하지만 올해 김기태 감독은 체력 테스트를 시행하지 않습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간에 신뢰가 형성되어 자율에 맡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동현과 우규민은 전지훈련에 무난히 참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작년에 전지훈련 막판에 합류하고도 페넌트레이스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만큼 이동현과 우규민이 올해는 전지훈련에 처음부터 참가해 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또 하나의 '사건'은 연봉 협상입니다. 타 구단과 달리 연봉 계약 상황을 중간에 공개하지 않았던 LG가 관심을 모았던 이유는 신연봉제 때문입니다.
LG는 2010시즌 종료 후 신연봉제를 도입했습니다. 팀 성적이 다년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신상필벌이 분명해야 한다는 논리에서 출발했습니다. 연공서열의 틀에서 벗어나 성적이 좋은 선수는 연봉이 큰 폭으로 인상되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는 대폭 삭감해 궁극적으로 팀 성적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신연봉제 도입의 취지였습니다.
따라서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나선 작년의 호성적으로 인해 LG 선수들의 연봉이 대폭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신연봉제 도입 이후 연봉이 대폭 삭감되거나 정체에 머문 선수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올랐습니다.
하지만 64경기에 등판해 6승 3패 1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불펜에서 맹활약한 이동현의 연봉은 8,500만원 인상되었을 뿐입니다. 기존 연봉 8,500만원에서 100% 인상된 수치라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수령하게 된 연봉은 2억이 되지 않는 1억 7,000만원에 불과합니다. 승리한 경기에서의 기여도인 '윈 셰어'에 따라 이동현의 연봉이 책정되었다고 하나 엇비슷한 활약을 보인 타 팀의 불펜 투수들의 인상폭이나 연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분명합니다.
8일까지 우규민이 연봉 협상을 완료하지 않은 것도 예상보다 인상 폭이 적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구단 측에서 우규민에게 제시한 연봉이 선수에게 만족스럽지 않기에 계약이 늦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연봉이 9,000만원이었던 우규민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0경기에 등판해 10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신연봉제 도입 취지는 선수들의 분발을 자극해 보다 좋은 팀 성적을 얻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모처럼의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열매가 작다면 사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진다면 팀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동현과 우규민은 지난 시즌 LG 마운드의 주축으로 한 시즌 내내 꾸준히 활약했습니다. 체력 테스트는 면제되었지만 연봉 협상이 원만하지 않았던 두 선수가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집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