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여름이었다. 국내 축구팬들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날아온 소식에 열광했다. 당시 함부르크의 18세 신예 손흥민(22·현 레버쿠젠)이 잉글랜드 명문 첼시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골을 뽑아냈다. 그것도 당시 세계 최정상급 수비수인 히카르두 카르발류를 제친 뒤 만든 골이었다. 이후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 3시즌동안 78경기에 나서 20골-3도움을 기록했다. 올 시즌 1000만유로(약 145억원)의 이적료를 받고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둥지를 옮겼다. 올 시즌 23경기에 나서 9골-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 맨유, 유벤투스 등 명문 구단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이 바로 프리시즌 첼시전 골이었다. 지금의 손흥민을 있게 한 '기원(origin)'이었다.
류승우(21·레버쿠젠)가 손흥민의 뒤를 그대로 잇고 있다. 류승우는 8일(한국시각) 포르투갈 전지훈련 중 가진 SC헤렌벤과의 연습경기에서 골맛을 봤다. 류승우는 이날 양 팀과의 두번째 연습경기에 교체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후반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를 밟았다. 레버쿠젠의 유니폼을 입고 처음 나선 경기였다. 14분만에 자신의 진가를 보였다. 슈테판 키슬링의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상대 수비수가 태클로 압박했지만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시종 일관 가벼운 몸놀림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2분 뒤에는 상대 문전 앞에서 드리블 돌파를 하다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키슬링이 실축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레버쿠젠은 2대0으로 이겼다.
첫 경기에서 1골-1PK유도를 기록한 류승우를 향해 찬사가 쏟아졌다. 독일 신문 빌트는 '류승우가 헤렌벤과의 연습경기에서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했다'고 전했다. 레버쿠젠은 공식 트위터에 'RYUUUUUUU!'라고 쓰며 흥분했다. 새미 히피아 레버쿠젠 감독과 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히피아 감독도 류승우에 대해 "경기를 잘 이해하고 있다. 공간활용도 잘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손흥민 역시 골맛을 봤다. 손흥민은 양 팀의 첫번째 경기에서 선발출전했다. 팀이 2-0으로 앞서던 후반 21분 3번째 골을 터뜨리며 팀의 4대3 승리를 이끌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