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3년 만에 대표팀 은퇴를 번복한다면, 다음은 그의 경기력에 관심이 쏠린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박지성의 경기력은 브라질월드컵에서 충분히 통한다. 우선, 경기력에 직결되는 몸 상태는 최상이다. 올시즌 친정팀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으로 1년 임대된 박지성은 필립 코쿠 감독의 무한 배려 속에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AZ알크마르 수비수에게 왼발등을 밟힌 뒤 79일간 미스터리한 부상에 사로잡혀 있긴 했다. 그러나 그라운드에 돌아온 박지성의 모습에서 부상의 후유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겨울 휴식기인 현재 스페인 라스 팔마스에서 전지훈련 중인 박지성은 팀 훈련을 착실하게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정규리그는 5월 4일 막을 내린다. 그러나 에인트호벤이 1~4위(유럽챔피언스리그 직행, 플레이오 진출) 안에 포함되지 못하고 5~8위에 랭크될 경우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결정할 플레이오프 2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8일 현재 7위라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결승전은 5월 말까지 이어진다. 이후 박지성은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흐른다. 박지성과 나머지 선수들간 호흡에 문제가 생길 수 있겠지만, 박지성은 실전 경기를 뛰고온 만큼 감각은 좋다. 적절한 휴식을 부여하면서 조직력 강화에 신경만 쓰면 된다.
무엇보다 박지성이 유럽에서 뛰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홍명보호는 조별리그에서 유럽 강호 벨기에와 러시아를 상대해야 한다. 박지성이 러시아와의 1차전까지 떨어진 체력만 보완한다면, 충분히 홍명보호의 전력을 상승시킬 만한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게다가 몰라보게 골 결정력도 좋아졌다. 득점 찬스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 박지성은 지난 9월 22일 아약스전에서 시즌 2호골을 터뜨렸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침착함이 남달랐다. 골키퍼의 움직임까지 예상하고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다. 필립스스타디움에는 '베테랑의 향기'가 가득했다. 홍명보호에도 박지성의 침착함이 필요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