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력의 마술사' 그렉 매덕스(48)가 팀 동료였던 톰 글래빈(48)과 함께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강타자 출신 프랭크 토마스(46)도 대열에 합류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9일(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2014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최종 투표 결과를 밝혔다. 역시 예상대로 매덕스가 최고득표를 차지하며 명예의 전당에 들어갔다. 이어 글래빈과 토마스 역시 가볍게 기준선(득표율 75%)을 통과했다. 이들 세 명은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을 얻은 첫 해에 가뿐히 명예의 전당 문턱을 통과하며 명실상부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당초 100% 득표율까지 거론되는 등 이견의 여지 없이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매덕스는 예상치보다는 약간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전체 투표권자 571명 중 유효표는 569표. 그 가운데 555명이 매덕스의 이름을 적었다. 득표율 97.2%. 1992년 톰 시버가 기록했던 98.84%를 경신하는 데는 실패했으나 그래도 2014년 최고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들었으니 아쉬울 건 없을 듯 하다.
매덕스는 메이저리그 23시즌 동안 744경기에 나와 355승227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했다.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고 애틀랜타를 거쳐 LA다저스에서 은퇴했으나 그의 전성기는 역시 1990년대 애틀랜타 시절이었다. 매덕스는 1988년부터 2004년까지 17년 연속 15승 이상을 기록했고, 1992년부터 1995년까지 4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의 대기록을 갖고 있다.
이어 매덕스, 존 스몰츠와 함께 '애틀랜타 트로이카'의 중심축이었던 좌완투수 글래빈도 525표를 얻었다. 득표율 91.9%로 매덕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옛 동료와 함께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게 됐다. 글래빈의 역시 매덕스에 버금가는 기록을 세웠다. 22시즌 동안 305승 203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고, 1991년과 1998년에 사이영상을 탔다.
세 번째 명예의 전당 입성자는 거포 내야수 토마스였다. 총 478표를 얻어 83.7%의 득표율로 기준선인 75%를 쉽게 넘겼다. 토마스는 19시즌 동안 통산 타율 3할1리에 2468안타 521홈런 1704타점을 달성했다. 40홈런 이상 시즌을 5번이나 달성한 토마스는 특히 '약물의 시대(Steroid era)'에서 순수하게 본연의 힘으로 대기록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모조리 탈락했다. 특히나 휴스턴의 대표 아이콘이었던 크레이그 비지오는 불과 0.2% 차이로 고배를 들었다. 총 427표를 얻어 득표율 74.8%에 그쳤다. 딱 2표가 모자란 바람에 2년 연속 명예의 전당 입성에 실패하고 말았다. 더불어 '명예의 전당 15수생' 잭 모리스 역시 마지막 도전에서 61.5%에 그치며 영원히 후보자격을 잃었다.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 역시 6표를 얻으며 득표율이 1.1%밖에 안돼 후보 자격을 영구 상실했다.
일단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르면 기본적으로 15년간 명예의 전당 입성에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득표율이 5% 미만에 그치면 곧바로 후보 자격을 영구 상실하게 된다. 또 15년 동안 득표율 미달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에도 후보 자격을 잃게 된다. 노모와 모리스가 각각 이에 해당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