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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폭탄발언 "박지성 카드 포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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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33·네덜란드 PSV) 카드'가 재부상했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 깜짝 발언을 했다. 그는 8일 중앙 언론사 부장단과의 오찬에서 '박지성 카드'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홍 감독은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뛰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주위를 통해 들었을 뿐 직접 확인한 상황은 아니다. 박지성을 만나 직접 입장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접 만나 박지성의 의사에 따라 대표팀 합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박지성은 그동안 대표팀 복귀를 묻는 질문에 단 한 차례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은퇴 번복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박지성을 머릿속에 두고 있다. 간접적인 통로가 아닌 직접적으로 만나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박지성의 올해 나이는 33세다. 부상 등 돌발변수는 있지만 벼가 완전히 무르익을 시기다. 홍 감독이 마지막 투혼을 발휘한 2002년 한-일월드컵 때의 나이가 33세였다.

브라질월드컵에도 박지성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3차례 월드컵을 누빈 풍부한 경험과 기량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최근 신년인터뷰에서 경험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현재 홍명보호의 키워드는 젊은피다. 이청용(26·볼턴) 기성용(25·선덜랜드) 손흥민(22·레버쿠젠)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 김영권(24·광저우 헝다) 등 대표팀의 주축이 22~26세다. 홍 감독이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꼽고 있다. "4년 전 남아공대회 때는 신구 조화가 아주 잘됐다. 경험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진용은 남아공은 물론 2006년 독일월드컵보다 더 어리다. 선수들의 탤런트는 있지만 전체적인 밸런스는 맞아야 한다."

베테랑의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지성이면 금상첨화란 것이 홍 감독의 생각이다. 월드컵 엔트리는 23명이다. 17~18명은 선발과 교체로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다. 반면 5~6명은 벤치를 지킬 수밖에 없다. 현재의 구도라면 5~6명은 고참이 될 확률이 높다. 만약 경기를 뛰지 않는 고참이 불만을 토해낼 경우 팀워크에는 치명적이다. 홍 감독이 "나이많은 선수들도 필요하다. 하지만 베테랑 선수들을 불러들이면 문제점이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팀에 어떤 영향을 줄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기존 선수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남아공월드컵에서 주장 완장을 찬 박지성은 전체를 품을 수 있는 최적의 카드다. 그는 해외파는 물론 국내파도 아우를 수 있다. 박지성이 떠난 후 그라운드는 무주공산이었다. 구심점이 사라졌다. 박지성의 합류로 그라운드의 리더가 없는 해묵은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의 존재만으로 상대에 공포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박지성이 홍 감독의 제안을 받을 지는 미지수다. 그는 대표팀 복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임대와 부상이 겹치면서 컨디션도 예전만 못하다고 느끼고 있다. 물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홍 감독과 박지성의 관계는 특별하다. 박지성이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을 당시 '방장'이 홍 감독이다. 홍 감독이 브라질에서 불꽃을 태우는 것이 팬들에 대한 마지막 봉사라고 접근할 경우 대표팀 은퇴를 번복할 가능성도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홍 감독과 박지성은 한국 축구의 산역사다. 둘이 과연 브라질월드컵을 설계할 수 있을까. 공은 박지성에게 넘어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