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쿼터가가 시작될 때의 점수차는 54-45. KDB생명이 9점차로 앞서고 있었다.
신한은행의 반격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식스맨 김연주의 가로채기에 이은 곽주영의 페인트존 2점슛이 성공했다. 곧바로 상대 슛이 빗나간 것을 걷어낸 스트릭렌이 KDB골밑을 파고 들어 2점슛을 넣었다. 연속 4득점으로 5점차로 따라붙은 신한은행은 수비 포메이션을 바꿨다.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을 바닥까지 끌어낸 전면 강압수비.
최윤아와 김규희, 그리고 비어드가 상대 코트의 엔드라인 부근까지 내려가 볼 배급을 차단했다. KDB생명 가드 이경은은 신한은행의 갑작스러운 압박에 눈에 띄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볼이 제대로 공격코트로 넘어가지 않으면서 날카로웠던 KDB생명의 야투도 무뎌졌다. 신한은행 역전극이 시작된 순간.
신한은행이 올스타 휴식기 후 첫 경기에서 연장 접전끝에 KDB생명을 81대76으로 눌렀다. 이로써 신한은행은 최근 5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1위 우리은행에 1.5경기차로 따라붙었다. 반면 KDB생명은 신한은행의 4쿼터 반격을 막아내지 못하면서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신한은행은 3쿼터까지 제대로 공격을 풀어내지 못했다. 상대 센터 강영숙과 신정자가 지키는 골밑을 뚫지 못했고, 외곽슛도 부진했다. 반면 KDB생명은 3쿼터까지 3점슛 7개(성공률 64%)를 성공하며 점수차를 벌렸다.
하지만 승부는 막판에 갈렸다. 신한은행은 전면 강압수비를 앞세워 추격에 나섰다. 63-65로 뒤지던 종료 2분20초전 임달식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벤치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을 때가 최대 위기. KDB생명은 자유투 2개와 이연화의 슛까지 성공해 69-63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포기하지 않았다. 김단비와 비어드의 연속 득점으로 67-69를 만든 뒤 종료 8초전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교체된 스트릭렌이 힘겹게 골밑 슛을 성공해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흐름은 완전히 신한은행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신한은행은 연장 쿼터에서 스트릭렌이 혼자 8점을 넣으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경기 전 "매우 중요한 경기라 반드시 이겨야 한다"던 임 감독은 승리 후 큰 한숨을 내쉬었다.
구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