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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오리온스의 중심을 잡아준 베테랑 김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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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 효과는 볼 수 있다. 하지만 베테랑이 없으면 힘들다."

삼성 김동광 감독은 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전을 앞두고 이와 같은 얘기를 했다. 오리온스는 5일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젊은 선수 위주의 파격 라인업을 들고나와 82대75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앤서니 리처드슨-최진수-장재석의 골밑 라인에 조효현 임종일 성재준 등을 두루 기용하며 재미를 봤다.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추일승 감독은 "LG전 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광 감독 역시 오리온스의 변화를 유심히 지켜봤다. 김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오늘도 임종일이 나오려나"라며 관심을 보였다. 김 감독은 달라진 오리온스에 대해 "젊은 선수들 위주로 변화를 주면 상대가 충분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런데 그 효과가 오래 가려면 그 분위기를 이어줄 베테랑 선수가 필요하다"며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 위주의 경기 운영이 곧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오리온스는 LG전과 마찬가지로 빠르고 강했다. LG전이 덜 다음어진 야생마들이 종횡무진 뛰었다고 표현을 한다면, 삼성전은 조금 더 완숙한 모습이 엿보였다. 78대72로 승리를 거두며 연승을 달렸고, 14승18패가 되며 삼성과 함께 공동 6위가 됐다.

김동욱은 LG전에서 14분25초밖에 뛰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전은 달랐다.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을 뿐 교체로 들어온 이후 계속해서 코트를 지켰다. 전매특허인 정확한 외곽슛이 돋보였다. 이날 3점슛 3개 포함, 16득점을 했다. 팀이 필요로 할 때는 경기 조율에도 나섰다. 삼성이 경기 중반 지역방어를 사용할 때, 김동욱은 욕심을 내지 않고 자유투라인 부근에서 찬스가 난 동료들에게 패스를 뿌렸다.

가장 중요한 순간 추일승 감독이 선택한 카드도 김동욱이었다. 76-72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종료 36초 전. 추 감독은 김동욱에게 1대1 공격을 지시했고, 김동욱은 상대 수비를 제치고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숭리에 쐐기를 박았다.

사실 김동욱은 4일 열렸던 KT와의 트레이드 매치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추 감독에게 실망을 안겼다. 추 감독이 2경기 연속 스타팅 라인업에서 김동욱을 제외시킨 것도 그 이유였다. 하지만 심기일전, 곧바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김동광 감독이 오리온스에 대해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 오리온스에는 팀의 중심을 잡아줄 김동욱이 있었다.

잠실실내=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