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진영이 중책을 맡았습니다. 지난 3일 LG의 신년하례식에서 이진영은 선수단과 프런트가 참여한 투표를 통해 이병규에 이어 2년 임기의 새로운 주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이진영은 1999년 쌍방울에서 프로에 데뷔해 9시즌 동안 SK 유니폼을 입은 뒤 2008시즌 종료 후 FA를 통해 LG로 이적했습니다. 역대 LG의 주장은 LG에서 프로에 데뷔한 선수들이 맡아왔는데 이적생 출신인 이진영이 주장으로 선출된 것은 그가 확실한 LG맨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병규는 주장 임기 2년차인 작년 타격왕에 오르며 LG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은 바 있습니다. 개인 성적으로 모범을 보이며 팀 성적도 훌륭히 이끈 것입니다. 지난 몇 년 간 주장을 맡은 선수가 중압감으로 인해 개인 성적이 떨어지고 팀 또한 성적이 좋지 않았던 LG의 '주장 징크스'를 이병규는 말끔히 털어냈습니다.
전임 주장 이병규가 LG를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켜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면 신임 주장 이진영은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았습니다. 안팎에서 꼽는 LG의 우승이 바로 주장 이진영에게 주어진 목표입니다. 팀의 우승이 전적으로 주장에게 홀로 지워지는 목표는 아니지만 활달한 성격과 함께 국가대표의 기량을 지닌 이진영에게 불가능한 목표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진영이 주장의 중책을 수행하는데 충족시켜야 하는 필요조건이 있습니다. 부상 없이 풀타임으로 시즌을 소화하는 것입니다.
2010년 이래 지난 4시즌 간 이진영이 매해 소화한 경기 수는 110경기가 되지 않습니다. 시즌 도중 부상을 입고 재활에 매진하면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입니다. 주루 혹은 수비에서 최선을 다하는 허슬 플레이에서 나온 불의의 부상이라고는 하지만 이진영의 부상은 LG의 전력 약화와 분위기 침체로 인한 팀 전체의 위기로 직결되곤 했습니다.
작년에도 이진영은 5월 4일 잠실 두산전에서 외야 플라이에 3루에서 홈으로 파고들다 포수와 충돌하며 부상을 입어 한 달 가까이 결장한 바 있습니다. 이진영이 이탈하자 LG는 5월 5일부터 5월 18일까지 8경기에서 1승 7패로 부진에 빠지며 7위까지 추락한 바 있습니다.
만약 이진영이 주장을 맡은 상황에서 부상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이탈한다면 팀에 돌아가는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1군과 동행하며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방법도 있지만 경기에 함께 뛰는 것만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출전하지 않거나 대타로 대기하는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부상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불상사만큼은 피하는 것, 이것이 새 주장 이진영이 갖춰야 하는 필요조건입니다. 이진영의 풀타임 소화 여부와 LG 성적의 상관관계는 상당한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