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
사흘이 지났다. 관계자들은 매우 조심스럽기만 하다. 아직 어떠한 형태의 결론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사안에 대한 입장은 엇비슷하다. 판정을 기다리는 쪽이나 판정을 내려야 하는 쪽이나 모두 '현명한 결정'을 언급했다.
남자 프로농구 동부가 한국농구연맹(KBL)에 제소장을 제출한 것은 지난 4일. 내용은 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전 당시 경기 종료 직전에 나온 어처구니없는 오심과 관련해서였다. 당시 71-73으로 뒤지던 4쿼터 종료 4초전 동부의 크리스 모스가 3점슛을 던질 때 SK 김선형이 옆구리를 잡아당기는 파울을 했다. 김선형은 작전상 파울로 슛을 미리 차단하려했고, 손을 들어 자신이 파울을 했다는 표시까지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 투입된 심판진 누구도 이 파울을 지적하지 않았다. 결국 슛은 불발됐고, 경기는 그대로 SK의 승리로 끝이 났다. 경기 후 이충희 감독을 비롯한 동부 관계자들은 분노했다. 단순히 오심이 일어난 문제가 아니라 경기 결과 자체가 뒤틀려버렸다는 이유. 특히 동부는 이 파울 장면을 그대로 넘겨버린 이승무 심판이 지난 12월 8일 원주 삼성전에서 역시 4쿼터 직전 오심으로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동부전에 배정제외를 요청했다.
이후 3일의 시간이 흘렀다. KBL은 지난 6일 심판평가위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그간 경기를 치른 심판들의 잘잘못을 따지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는 3일 SK-동부전 내용도 논의됐다. KBL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심판들의 업무 수행에 관한 평가를 하는 자리였다"면서 "SK-동부전에 관한 얘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동부가 KBL에 제소한 것과는 별도로 진행된 위원회다. 그래서 특정 경기에 관한 것보다는 전반적으로 모든 심판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렇다면 동부가 원하는 대답은 언제 들을 수 있을까. 동부의 제소와 관련한 재정위원회는 9일에 열릴 예정이다. 동부 관계자는 "분명히 해야할 것은 우리는 오심 자체에 대한 부분을 제소한 것이 아니다. 그로 인해 경기 결과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제소했다"면서 최근 빈번히 나오고 있는 KBL 심판의 오심이 이번 기회에 뿌리뽑힐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와 대해 KBL 고위관계자 역시 "오심에 관한 이야기들이 이번 시즌 많이 불거져 무척 곤혹스럽다. 판정이 원활히 이뤄져야 프로농구 흥행도 살아날 수 있다. 재정위원회에서 분명 이런 것들을 개선하기 위한 좋은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답했다.
동부측은 일단은 KBL 재정위원회의 결과를 받아본 뒤 향후 입장과 대응책을 결정하기로 했다. 과연 이번 재정위원회가 갈수록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KBL 심판진에 대한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