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겨울 이적시장에서 중원 강화를 위해 FA(자유 계약) 최대어인 김남일(37)을 영입했다.
전북은 6일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김남일과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인천과 계약이 종료된 김남일은 전북으로 이적해 축구 인생의 황혼기를 보내게 됐다. 전북은 경기력 뿐만 아니라 팀 내 구심점 역할을 해줄 베테랑의 영입으로 '팀 리빌딩'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전북이 기대하는 '김남일 영입 효과'는 크게 두 가지다. 첫 째는 전력 강화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김남일을 영입하며 건넨 말은 간단했다. "편하게 해라. 잘 하려고 하지 마라. 가진 능력만 보여줘라." 최 감독은 그동안 김남일이 보여준 경기력이면 팀 전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김남일은 지난해 36세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력을 선보였다. "회춘했다"라는 평가와 함께 A대표팀에도 소집됐다. '진공 청소기'의 위력은 여전했다. 상대의 패스 길목에서 공격을 차단하고, 넓은 시야와 패싱 능력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전북은 정 혁과 권경원 등 수비형 미드필드 자원이 있지만 김남일의 가세로 더욱 두터운 중원 라인을 구성하게 됐다.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을 병행하기 위해 중원에 더블 스쿼드도 구축했다. 최 감독은 "월드컵 이전까지 일주일에 1~2경기씩 치러야 한다. 김남일이 합류해 선수 운영폭이 더욱 넓어지게 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 번째 효과는 '베테랑의 힘'이다. 전북은 지난해부터 팀을 리빌딩하고 있다. 지난해 김기희 이승기 이재명 등 '젊은 피'를 대거 수혈했다. 올해도 한교원 이승렬 김인성 최보경 등 어린 선수들이 입단했다. 그러나 리빌딩은 한 두 해만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어린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줄 구심점이 필요하다. 총 3차례 월드컵에 출전했고, A매치 경력(98경기-2골) 및 K-리그 경력(222경기 8골-12도움)이 풍부한 김남일은 '캡틴' 이동국과 함께 선수들을 이끌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최 감독은 "전북은 2011년 경기력이 정점이었다. 팀이 리빌딩 과정에 있는데 완성되려면 많게는 5~7년이 걸린다. 김남일이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어린 선수들에게 전해준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김남일도 새 팀에서 우승을 다짐했다. "전북에 온만큼 K-리그와 ACL 우승컵을 꼭 들고 싶다."
한편, 전북은 6일 이승렬과 김인성(이상 성남)의 영입을 발표했다. 전북은 스피드가 뛰어난 윙어 영입을 통해 '닥공(닥치고 공격)'에 속도까지 입힐 예정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