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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왜 같은 캐치프레이즈를 6년 연속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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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프레이즈(Catchphrase)=타인의 주의를 끌기 위해 내세우는 기발한 문구. 인터넷 포털사이트 사전에 나와 있는 캐치프레이즈에 대한 설명이다. 사진 한 장이 때로는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처럼, 캐치프레이즈는 많은 것을 보여주고,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프로야구 대다수 구단이 매년 시즌에 앞서 그 해 캐치프레이즈를 공개한다. 팬들의 눈과 귀에 쏙쏙들어오는 문구, 재치있는 단어가 등장한다. 대체적으로 비슷한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살짝 변화를 줘 눈길을 사로잡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열정과 투지의 롯데 자이언츠'를 사용했던 거인은 올해 '거인의 근성을 깨워라, 2014 Champ!'를 내세웠다. 2011년 'Yes, We Can!'(그래, 우리는 할 수 있어), 2012년 'Yes, One More Time!'(그래, 한 번 더), 2013년 'Yes, Keep Going!!!'(그래, 계속 가는거야)을 썼던 삼성 라이온즈는 'Yes' 시리즈에서 탈피해 올해 캐치프레이즈를 'Together, RE:Start! BE Legend!(함께, 다시 출발, 전설이 되자)'로 정했다. 이전에는 간결하면서 명확하게 목표를 제시했는데, 올해는 3연패를 달성한 후의 새로운 출발, 더 높은 단계의 목표를 담았다. 많은 팬들이 '허슬두'를 접하면 자연스럽게 두산 베어스를 떠올린다.

그런데 넥센 히어로즈는 매년 캐치프레이즈가 같다. 2009년에 처음 등장한 'Go for the Championship'(우승을 향해 가자)을 올시즌에도 사용한다.

2008년 출범한 히어로즈는 지금까지 딱 두개의 캐치프레이즈가 있었다. 출범 첫해인 2008년 'We Go Together!'를 잠시 쓴 후 계속해서 'Go for the Championship'이다. 사실 두개의 캐치프레이즈 모두 다른 팀의 그것에 비해 다소 밋밋해 보인다. 2009년에 이장석 히어로즈 구단 대표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캐치프레이즈를 만들었다고 한다. 출범 초기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프로팀의 궁극적인 목표인 우승을 위해 전진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묵직한 울림을 담겨 있다.

히어로즈 관계자는 "우리 팀은 우승을 할 때까지 캐치프레이즈를 바꾸지 않는다"고 했다.

이장석 대표는 구단 출범 초기에 히어로즈의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10월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2010년 시즌을 마치고 나니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이는 것 같았다. 2011년에는 이제 성적으로 가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올해는 도약기의 중반기다"고 했다.

실제로 2011년 최하위로 바닥을 때렸던 히어로즈는 2012년 6위로 가능성을 보여준 뒤 지난해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다. 젊은 유망주와 무명 선수가 주축을 이뤘던 팀이 지난 몇 년 동안 확 바뀌었다. 홈런왕 2연패를 이룬 박병호, 신인왕에 빛나는 서건창,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유격수 강정호, 최고의 3루수로 성장한 김민성,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마무리 손승락 등이 팀을 지키고 있다.

히어로즈는 언제쯤 캐치프레이즈를 바꿀 수 있을까. 많은 야구인들이 그게 올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히어로즈는 6일 시무식을 갖고 사실상 2014시즌을 시작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