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사단'의 절묘한 조화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12년 2월 러시아 안지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해 7월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초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안지에서 6개월간 축구 유학을 했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한 네덜란드 출신 톤 두 하티니어르는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홍명보호의 코치로 합류한다.
공교롭게 한국은 러시아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한 조에 묶였다. 6월 18일 오전 7시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맞닥뜨린다. 홍 감독은 16강행의 첫 단추인 러시아전에서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히딩크 감독이 5일 방한했다. 그는 10년여 전부터 무릎 관절염으로 애를 먹었다. 한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고통은 여전하다. 히딩크 감독은 7일 A대표팀 주치의인 송준섭 박사(서울제이에스병원 대표원장)의 집도 하에 수술을 받는다.
히딩크 감독이 이날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러시아전에 대한 밑그림을 내놓았다.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는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는 쉽지 않은 상대다. 유럽챔피언스리그 등 큰 무대에서 활약한 경험 많은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러시아도 월드컵 등 국제무대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물론 틈새는 있다는 히딩크 감독의 필승 전략은 공간 장악이었다. 그는 "공간을 내주지 않으면 러시아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한국은 승리를 목표로 하되 최소한 비기려고 해야 한다. 첫 경기에서 지지 않는 것은 언제든 어려운 일이지만 일단 그렇게 되면 16강 진출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히딩크 감독은 8일 홍 감독과 만난다. K-리거와 J-리거를 소집, 13일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을 떠나는 홍 감독은 이날 문병할 예정이다. 히딩크 감독은 "홍 감독은 충분히 똑똑하고 경험이 많으며 러시아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특별히 내가 조언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다른 나라 선수들은 계속해서 경기를 뛰고 있다. 비시즌의 한국 선수들이 다음 주에 전지훈련을 떠나는 것은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매우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히딩크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홍명보호를 위한 별도의 직책을 맡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지금의 한국팀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뭘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물론 한국을 응원하겠지만 감독 위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