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은 얻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제 대회 성적이다."
여자 싱글 사상 처음으로 쇼트프로그램에서 80점을 돌파한 '피겨여왕' 김연아(24)의 소감이다. 김연아는 4일 경기도 고양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열린 2014년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여자 시니어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2.23점과 예술점수(PCS) 38.37점을 받아 합계 80.60점으로 1위에 올랐다. 본인도 예상하지 못한 대기록이었다. 밴쿠버올림픽 당시 기록한 78.50점을 넘겼다. 김연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고로 높은 점수를 받았던 밴쿠버올림픽 때가 나의 전성기였다. 그 이상의 점수를 기대 안했는데, 국제대회는 아니지만 높은 점수를 받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연아는 이번 점수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녀는 "국내대회기 때문에 큰 경쟁자가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대회 성적이다. 연기만 봤을때 만족스러운 부분이 많은만큼 경기적 부분에서는 분명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앞서 언급한데로 경기력에 대해서는 대단히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김연아는 "경기만 놓고 봤을때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다. 오늘은 100%의 모습을 보인 것 같다"며 웃었다. 대회 전 집중적으로 체크하겠다고 한 스텝과 스핀에서도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김연아는 "지난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레벨을 잘 받지 못했다. 점프 외에 구성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는데 그동안 훈련한 만큼 결과를 얻었다"고 만족해했다. 체력적으로도 좋아졌다고 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은 프리스케이팅보다 체력 부담이 덜하다. 훈련을 충실히 했기에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때보다 체력이 올라왔다. 실전에서 긴장하면 체력적 부담이 있는 변수가 있기는 하다. 실전에서 더 잘해야 겠다"고 했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를 통해 소치동계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전망을 알렸다. 특히 김연아는 지난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전 B급대회-국내대회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번에도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 이어 국내대회를 마지막 리허설 무대로 삼았다. 김연아는 "작년 국내대회서 프리스케이팅을 클린하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감을 얻은 계기였다. 내일 있을 프리스케이팅까지 잘하면 더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연아는 5일 프리스케이팅 연기에 나선다. 그녀는 "마지막 대회인만큼 지난 대회에서 레벨을 받지 못한 요소들을 잘해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점프는 실수를 할 수 있다. 스텝과 스핀은 놓치면 안된다. 마지막까지 정확히 연기를 하겠다"고 했다. 김연아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와 비교해 다른 의상으로 프리스케이팅에 나선다. 그녀는 "지난 대회를 통해 현장에서 느낌이 안났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다른 스타일로 하자고 했다. 이번 대회 의상이 잘 나오면 올림픽에 그대로 갈 것 같다. 의상은 여러번 교체할 수 있기에 특별히 얘기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김연아는 마지막으로 "큰 대회를 많이 겪은만큼 특별한 긴장감은 없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이번 대회보다 더 큰 환호가 나올 것이다. 지난 세계선수권대회 때 오랜만의 큰 함성으로 긴장한 적이 있다. 하지만 큰 부담은 없을 것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고양=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