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주말극 '정도전'이 4일 첫방송한다.
'정도전'의 정현민 작가는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유익을 주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 드라마 '정도전'을 통해 지금의 시대가 난세라면 난세지만 '꿈을 가지면 살 수 있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우선 '정도전'은 영웅도 장군도 아닌 어떻게 보면 비주류 정치가인 정도전을 난세의 리더십으로 내세우는 것 자체가 역사 속 인물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있다. 사실 정도전을 제외한 등장인물들의 상당수는 그 이름만으로도 대중에게 익숙한 인물들이다. 이성계(유동근)를 비롯해 이방원(안재모), 최영(서인석), 정몽주(임호)가 대표적이다.
'정도전'은 하지만 이들에 대해서도 새롭게 질문한다. 일례로 영웅 신화의 주인공 중에 하나인 최영 장군은 미래까지 품는 비전을 갖지 못했다는 점이 드라마 '정도전'에서는 한계로 지적된다. 최영 장군을 단순한 용장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상징이자 아름다운 보수의 모델로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리는 것도 드라마 '정도전'의 특징이다.
한편으론 대중에게 생소한 인물도 있다. 이인임이 대표적이다. 이인임은 정도전의 정치적 입지를 무너뜨리는 권문세족의 대표주자이자 지략과 추진력이 뛰어난 정치 9단 중의 9단이다. 배우 박영규는 극중 이인임이란 인물의 존재감을 확실히 부각시키는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다. 그 밖에 정도전을 소리 없이 내조한 부인 최씨(이아현), 빼어난 용모와 명석한 두뇌로 좌중을 압도하는 이성계의 처 강씨(훗날 신덕왕후, 이일화) 등도 드라마를 통해 재조명될 인물들이다.
또 제작진은 인물들이 착용한 소품이나 의상까지도 실제 고려시대에 쓰인 소품이나 의상과 똑같이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옛 도시 개경의 복원작업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매주 일요일 방송분 마지막에 별도로 제작한 미니다큐멘터리를 삽입하는 것도 파격적인 시도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