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프로야구판에도 2013시즌은 완전한 추억이 됐다. 이제부터 새 출발이다. 9팀은 앞으로 열흘쯤 지나면 일제히 해외 전지훈련을 떠난다. 2개월 후 시범경기를 갖고, 3월 29일 개막전이 열린다. 팀들은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올해의 소망을 빌었을 것이다. 9팀이 원하는 '위시 리스트'를 공개한다. 우승은 다수의 팀들이 바라는 것이라 될 수 있으면 제외했다.
▶삼성
삼성은 지난해 외국인 투수(로드리게스, 카리대)의 부진 때문에 속앓이가 심했다. 그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만전을 기해 뽑았다. 국내 야구에 통할 것 같은 스타일을 찾고 또 찾았다. JD 마틴이다. 마틴이 10승 이상만 해준다면 성공이다. 모두가 오승환(한신 타이거즈)의 일본 진출로 삼성의 전력약화를 우려한다. 이런 상황에서 마무리 후보 안지만 권오준 심창민이 버텨준다면 오승환 공백은 생각 보다 적을 수도 있다. 통합 4연패도 이루지 못할 꿈만은 아니다.
▶두산
두산은 새로운 사령탑 송일수 감독의 연착륙을 바라고 있다. 두산은 FA 이종욱 손시헌(이상 NC) 최준석(롯데)이 팀을 떠났지만 선수 자원이 풍부하다. 감독과 선수들의 궁합만 잘 맞는다면 2013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2년 동안 이름값에 턱없이 부족했던 '두목곰' 김동주도 이제 잠에서 깨어날 때가 됐다. 송일수 감독도 그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이제 김동주가 두산팬들에게 화답할 차례다.
▶LG
LG는 지난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을 이뤘다. 그들에게 한국시리즈 마지막 우승은 까마득한 추억이 돼 버렸다. 1994년이었다. LG 구단에 개인적인 소망은 사치일 수도 있다. 20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만 이루면 그만이다. 미래의 4번 타자 정의윤의 '포텐(가능성)'이 터지면 금상첨화다.
▶넥센
넥센의 최고 볼거리는 붙박이 4번 타자 박병호다. 그는 지난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면서 이대호 이후 국내야구를 대표하는 홈런타자가 됐다. 박병호는 올해 힘좋은 외국인 타자들과 경쟁한다. 첫 40홈런 이상과 홈런왕 3연패를 기대해본다.
▶롯데
롯데는 LG 이상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이 간절하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우승 헹가래를 한 건 지난 1992년이다. 무려 22년 전 일이다. 강산이 두 번 바뀌었다. 롯데는 홈런 갈증을 풀기 위해 FA 최준석과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를 영입했다. 히메네스에게 바라는 건 제2의 호세다.
▶SK
가장 이상적인 팀은 감독이 작전을 구사할 필요도 없이 선수들이 알아서 척척 승리를 따내는 것이다. SK는 올해 말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선수들이 가장 많다. 일본팀들까지 군침을 흘리고 있는 최 정, 김강민 박재상 김상현 박진만 등이 FA 후보들이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최고의 기량을 보여준다면 이만수 감독이 할 일은 줄 것이다. 팀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갈 것이다.
▶NC
NC에 1군 진입 2년 만에 우승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대신 그들은 올해 첫 4강 진출을 희망한다. FA 이종욱 손시헌을 영입했고, 이혜천 박명환 등이 가세했다. NC는 지난해 1군 첫 도전에서 승률 4할을 넘기면서 7위라는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을 냈다. 김경문 감독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다.
▶KIA
KIA 타이거즈의 얼굴은 누가 뭐래도 선동열 감독이다. 선 감독의 기가 살아야 모두가 웃을 수 있다. 그는 지난 2년 고향팀 KIA에서 웃을 수 없었다. 지난해에는 8위로 굴욕적인 성적을 냈다. 선 감독은 제대로 된 마무리 투수를 갖는게 꿈이다. 야심차게 영입한 어센시오가 KIA의 해묵은 과제를 풀어줄 수 있을까.
▶한화
한화는 최근 4년간 하위권을 맴돌았다. 바로 올해 우승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가을야구를 꿈꿀 수는 있다. 한화에 가장 시급한 건 체질 개선이다. FA 정근우 이용규 등이 가세하면서 지금까지의 느리고 힘만 센 이미지를 조금은 버렸다. 팀 도루 100개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