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해, 위트레흐트 감독을 지낸 네덜란드 출신 톤 두 하티니어르가 코치로 합류한다.
러시아 안지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한 그는 홍명보 감독의 연수 시절 6개월간 함께 호흡했다. 홍명보 감독의 기대는 컸다. 첫 상대 러시아와 유럽 전역을 누비고 있는 벨기에 선수들의 정밀 분석은 물론 유럽파의 컨디션 점검도 맡길 계획이다. "1월 전지훈련 전 히딩크 감독을 만날 것이다. 아마 첫 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라고 조언을 하는 것이 전부일 것이다(웃음). 오히려 네덜란드 코치가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아주 깊숙하게 모든 것을 체크할 계획이다. 상대 선수들의 장단점이 분석된 개인 데이터도 완성해 우리 선수들에게 주지시킬 것이다."
홍 감독의 선은 분명했다. 러시아를 이끄는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탈리아) 은 세계적인 명장이다. 이에 대해 "6개월 준비해서 따라갈수 있나. 다른 쪽으로 연구를 해야 한다. 감독의 대결이 승패를 결정짓지 않는다. 전략은 짜지만 경기는 선수가 한다. 감독은 책임을 지면 된다.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된다"고 했다.
선수들에 대한 주문도 명확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월드컵에 대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지금은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월드컵에 대한 생각으로 지금 역할을 못하면 좋지 않다. 나 역시 1990년 1월에 합류해서 6월 월드컵에 나갔다. 대학생이 월드컵에 나간다는 생각은 안했고, 자신도 없었다. 그런데 기회가 왔다. 현 위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팬들에게는 후회없는 경기를 약속했다. 홍 감독은 "우리 국민들은 월드컵에 좋은 경험이 있다. 굳이 국민들의 불만을 표현하자면 왜 2002년 때처럼 못하느냐는 것이다. 그만큼 월드컵에 대한 특별한 추억이 많다. 국민들에게 그 추억을 얼마만큼 충족시키고 기쁨을 줄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나도 기다려진다. 그러나 항상 과정이 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인생은 결과의 인생이지만 그런 과정을 거쳤을 때 결과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있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할 것이다. 좋은 선물을 줄 수 있도록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후 입술을 깨물었다.
갈 길이 남았다. 원톱, 좌우측 윙백 등 고민되는 포지션이 꽤 있단다. 그는 고민을 논하기 전에 어떻게든 만들어야 된다는 말로 갈음했다.
"이 길이 내가 걸어야 할 길이라면 피하고 싶지는 않다. 선수 시절 쌓아놓은 명예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한이 있더라도 받아들이겠다." 2005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홍 감독의 출사표다. 싸움은 다시 시작됐다. 브라질월드컵이다. <끝>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