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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지 키워드로 풀어본 2013년 한국 게임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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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국 게임산업은 그 어느 해보다 대내외적으로 거센 도전에 직면해야 했다.

산업 내적으로는 모바일게임과 외산게임의 열풍 속에 기존 한국 게임산업을 이끌었던 온라인게임사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발빠르게 모바일게임 개발을 시작한 몇몇 온라인게임사는 그런대로 선방했지만, 모바일게임 시장 역시 점차 '레드오션'이 되면서 향후 전망 예측이 쉽지 않게 됐다.

산업 외적으로는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규제 움직임이 여전했다. 특히 '4대 중독법'이 발의되면서, 엄청난 사회 이슈가 되기도 했다. 올해 한국 게임산업을 5가지의 키워드로 풀어본다.

▶게임이 마약?

게임산업을 가장 들끓게 했던 사건은 단연 게임을 마약, 알코올, 도박과 함께 중독물질로 규정한 이른바 '4대 중독법'이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을 비롯한 17명의 국회의원을 통해 발의된 것이다.

게임계는 이미 강제적, 자율적 셧다운제 등 하루가 멀다하고 나온 각종 규제로 인해 경쟁력 저하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 법안마저 통과된다면 한국 게임산업은 더 이상 성장동력을 잃는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구 한국게임산업협회)는 홈페이지에 '근조' 명패를 달고, 온라인 서명운동을 펼쳤으며 각종 문화단체가 이 법안에 반대하며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게임을 '창조경제'의 5대 핵심동력으로 지목했는데, 한편에서는 이를 억압하는 규제안이 나오는 엇박자가 난 것이다. 사회적인 이슈로 불거지자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선 심의를 내년으로 보류하고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게임에 대한 여야의 입장차가 극명해 향후 법안 통과는 쉽지 않겠지만, 어쨌든 게임산업은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모바일 약진, 미래는?

모바일게임은 이제 돌풍이 아닌 '대세'가 됐다.

넷마블과 위메이드, NHN엔터테인먼트 등 기존 온라인게임사들은 지난해부터 발빠르게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거나 퍼블리싱하며 매출과 작품성을 휩쓴 인기작을 대거 쏟아냈다. 이 가운데 넷마블은 '몬스터길들이기', '모두의마블', '다함께' 시리즈, '마구마구 2013' 등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가장 큰 성공을 일궈냈다.

모바일 전문게임사였던 게임빌과 컴투스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다소 뒤처지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게임빌이 컴투스 대주주가 되는 깜짝 M&A를 선보이며, 내년 이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은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 등 오픈마켓에 지불하는 30%의 수수료뿐 아니라 '카카오 게임하기'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영업이익률이 상당히 낮아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중소게임사들은 지나친 유통비용으로 인해 좋은 게임을 만들고도 개발비도 뽑지 못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모바일게임의 유통구조 개선은 건강한 생태계 유지를 위한 필수과제가 되고 있다.

▶다시 뛰는 한국 MMORPG

MMORPG는 지금의 한국 게임산업을 만든 주역이다. 올해 출시 15주년을 맞은 '리니지'는 총 매출 2조원을 돌파, 한국 문화 콘텐츠 매출액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성과를 거뒀다.

물론 MMORPG는 긴 개발기간과 많은 비용, 유저들의 생활 트렌드 변화와 동반된 낮은 성공 가능성으로 인해 부쩍 힘이 빠진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에 이어 올해 초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대작 MMORPG의 명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아키에이지'는 모바일게임의 엄청난 견제속에서도 지난달 열린 '2013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고상인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또 '에오스' '아크로드2' '아스타' 등이 잇달아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내년에는 '검은사막'과 '이카루스', '블레스', '리니지 이터널' 등의 대작들이 출시를 준비하는 등 한국 MMORPG은 재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여기에 '블레이드&소울'과 '아키에이지'가 내년 온라인게임 최대시장인 중국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데, 흥행에 성공할 경우 차기작을 개발할 수 있는 자금과 원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그 오브 레전드', 문화 아이콘 되다

한국에서 서비스 2주년을 맞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는 이제 확고한 문화의 아이콘이 됐다. PC방 사용시간 점유율이 무려 40%를 넘으며 게임 유저 절반이 즐기는 대세 게임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이로 인해 국산 게임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어쨌든 'LoL'은 특히 청소년들에겐 대표적인 놀이문화로 떠올랐다.

지난 10월에 열린 'LoL 월드 챔피언십', 일명 '롤드컵'은 대회 기간 내내 최고의 화젯거리가 됐고, 한국의 SK텔레콤 T1팀이 우승하면서 e스포츠 강국인 한국의 위상을 널리 떨쳤다. 이 기세를 몰아 내년 '롤드컵'을 한국에서 유치, 브라질월드컵과 소치동계올림픽, 인천아시안게임 등 기존의 빅 스포츠 이벤트와 인기 정면 대결을 펼치게 됐다.

▶정치, 게임의 파급력을 알아보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를 쏟아낸 것은 그만큼 게임이 마니아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한국 문화를 아우르는 대표 콘텐츠가 됐다는 뜻이다.

올해 가장 큰 변화는 정치권에서 게임계에 적극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지난 1월 민주당 원내대표인 전병헌 의원이 한국e스포츠협회 수장으로 앉은데 이어, 5선의 중진인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의 협회장을 맡게 됐다. 사사건건 대립했던 여야가 적어도 게임계에선 화합의 행보를 보인 것이다.

법을 만드는 정치인들이 협회장을 맡게 되면서 게임계는 민간 자율규제 정착,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 등 그동안 숙원사업을 힘 있고 전략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고, 국민들과의 소통도 더욱 원활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게 됐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