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을 피하는게 목표다."
K-리그 클래식에 불어닥친 '강등' 강풍에 시·도민 구단에 빨간 불이 켜졌다.
강원FC,대구FC, 대전의 강등으로 2014년 K-리그 클래식에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남FC 등 단 두 팀의 시·도민 구단(성남 제외)만이 남게 됐다.
2012년 그룹B에서 19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기록했고 2013년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그룹A 진출에 성공했던 인천도 당장 내년 시즌이 걱정이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내년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올해보다 더 어려워 질 것 같다. 강등을 피하는게 목표다."
시·도민 구단수가 줄어들면서 인천은 포항, 울산, 전북, 서울, 수원, 부산, 제주, 전남 등 기업 구단과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여야 한다. 그룹A 진입 마지노선인 6위마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인천 구단의 재정 악화로 선수 영입이 어려워졌다. 전력 보강이 아닌 당장 선수 유출 막기에 힘을 써야 하는 상황인데 곳곳에서 이적 소식이 들려온다. 올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 손대호와 한교원 등 팀의 주축 자원들이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은 이들과의 재계약을 원하지만 높아진 몸값과 줄어든 예산의 벽에 부딪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자금줄이 경색되며 이적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도 큰 타격이다. 자금력이 떨어지는 시·도민 구단들은 국내 선수의 경우 현금 거래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 삭감을 이유로 대부분의 기업 구단들은 선수 트레이드를 원한다. 입장차가 크다 보니 겨울 이적 시장이 꽁꽁 얼어 붙었다.
그래서 김 감독의 이적 시장 전략은 '현상 유지'다. 김 감독은 "선수 영입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 올시즌에 뛰었던 선수들을 지키는게 목표"라면서 고충을 토로했다.
불행 중 다행은 베테랑들의 잔류 및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다. 인천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김남일, 설기현과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견차가 많이 좁혀져 내년 시즌 잔류가 유력하다. 이석현 문상윤 구본상 등 유망주들의 눈부신 성장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자유선발로 입단한 중앙 수비수 김대중과 미드필더 김도혁 등도 내년 시즌 주축 멤버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