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우리는 과연 프로인가."
안익수 성남 일화 감독이 단단히 화가 났다. 16일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13위 대구와의 홈경기에서 무기력한 플레이끝에 0대1로 패했다. 전반 27분 이지남에게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 결승골을 내줬다. 성남 특유의 날카로움이 실종된 경기였다. 안 감독은 경기 직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서자마자 격앙된 목소리로 선수들의 프로의식을 질책했다. "우리 스스로에게 꼭 한번쯤은 되물어야 한다. 우리는 과연 프로인가, 그부분에 대해서 확실한 답변을 할 수 있는지, 나를 포함해서 전선수들이 명쾌한 답을 못내릴 만한 경기내용이었다."
이날 승리는 대구의 올시즌 첫 원정승리였다. 대구는 성남을 상대로 4경기 연속무패(3승1무)의 우위를 이어갔다. 4경기에서 단 한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올시즌 원정에서 1무8패로 부진했던 대구가 상승세의 성남을 상대로 짜릿한 원정 첫승을 신고했다.
안 감독은 패인으로 전술적인 문제, 체력적인 문제보다 모든 것의 근간인 프로의식을 강조했다. "프로의 마인드가 문제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패할 망정 미래를 볼 수 있는 상황을 전개시키는 게 진정한 프로다. 아직은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한 우리 비전은 담보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는 경기였다"라고 평가했다.
"4-4-2시스템을 쓰면서 공격적으로 앞쪽에서 프레싱을 하면서 괴롭시키는 축구를 의도했는데 원했던 상황들이 잘 전개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날 측면 공격수 김인성을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투입한후 후반 39분 다시 미드필더 김성준으로 재교체한 것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제 판단 미스가 우선이지만, 선수 자신들도 준비된 자세로 기회가 주어질 때 능력을 최대한 보여주는 것이 과제다. 더 깊은 생각을 필요로 한다"고 충고했다. "우리 스스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전술, 훈련과정이 아무 효과가 없다. 준비된 마음이 중요하다. 빡빡한 주중 일정은 우리에게만 주어진 과제가 아니다. 모든 파트, 모든 팀들에게 주어진 부분인데 우리만 극복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답지 못한 것 아니냐"라며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성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