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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6월 대반격' 열쇠, 윤석민-김진우-서재응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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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치고 나가려면 그들 세 명이 잘 해줘야 한다."

KIA의 4, 5월 두 달은 마치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범선과 같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깃발을 올리고 호기롭게 출발해 앞바다까지는 순항했지만, 먼 바다로 접어들며 파도에 흔들린 모양새다. 3월말 개막 후 5월 초까지는 선두권을 유지하며 한동안 1위로 순항하더니 5월 중순들어서는 5연패에 휘청인 끝에 현재 4위까지 내려왔다.

그래서 KIA 선동열 감독은 "롤러코스터를 탔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선두권 회복의 레이스가 펼쳐져야 한다. 시즌 초반은 지났다. 전체 시즌의 ⅓가량을 소화한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강력한 추진력과 안정성이다. 이를 위해서 지금 KIA에 가장 필요한 것은 선발진의 안정감이다.

시즌 초반 1위로 순항할 때 KIA의 가장 대표적인 장점은 '강한 선발'이었다. 소사-양현종-서재응-김진우에 임시선발을 맡은 좌완 신인 임준섭이 비교적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에이스' 윤석민이 선발에 복귀한 뒤 오히려 이같은 장점이 희석됐다. 소사와 양현종은 자신들의 임무를 해냈지만, 윤석민과 서재응 김진우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

이같은 모습은 선발진 기록에서 잘 드러난다. 1위를 유지하던 지난 6일까지 KIA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3.79로 전체 4위였다. 하지만 승수(14승)와 승률(14승 4패, 승률 0.778)은 1위였다. 선발이 경기 전체를 지배한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어떤 팀이든 선발이 경기를 주도해나가면 팀은 안정감을 보이게 마련이다. 이 시기의 KIA는 허약한 불펜을 지니고 있었다. 불펜의 평균자책점이 전체 8위(4.84)밖에 안됐다. 결국 선발의 힘 덕분에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의 모습은 이와 반대다. 불펜은 상당히 강화된 반면, 선발의 위력이 감퇴됐다. 지난 6일 SK에서 송은범과 신승현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불펜의 양과 질이 풍부해진 덕분에 5월 7일부터 지난 26일까지 KIA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3.28로 크게 좋아졌다. 전체 4위 수준이다.

그런 반면,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4.67로 나빠졌다. 게다가 이 시기에 선발이 거둔 승리도 6승(9패) 밖에 안된다. 승률 역시 4할로 뚝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KIA가 흔들린 원인을 선발의 불안감에서 찾을 수 있다.

선 감독은 이런 점을 지적하고 있다. 문제점이 분명하다면 해법 역시 명확하게 마련이다. 선 감독은 6월 이후 대반격의 필요조건으로 선발진의 분발을 주문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특히 윤석민과 김진우 그리고 서재응이 살아나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들 세 명의 오른손 정통파 투수들은 팀의 기둥이다. 그러나 최근의 모습은 흔들렸다. '에이스' 윤석민은 최근 두 차례의 선발등판(16일 광주 SK전, 22일 광주 한화전)에서 모두 6회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오며 2연패를 당했다. 김진우도 마찬가지다. 19일 잠실 LG전과 25일 광주 NC전에서 각각 4⅔이닝 7실점(3자책), 3이닝 6실점(5자책)으로 무너지면서 2연패를 당했다. 서재응은 18일 잠실 LG전에서는 5⅔이닝 1실점으로 잘던지며 승리를 따냈지만, 24일 광주 NC전에서는 4이닝 동안 무려 10실점이나 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때문에 선 감독은 이들 세 명의 선발 투수가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야 중반 레이스에서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선 감독은 이들의 최근 부진 이유를 '동계훈련량 부족'에서 찾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들 세 투수 모두 스프링캠프에서 훈련량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다. 각자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투구수와 러닝량이 부족했다.

결국 선 감독은 이들이 부활할 수 있는 조건으로 훈련량 증가를 내놓고 있다. 선 감독은 "많이 뛰어서 하체를 강화해야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 앞으로 계속 러닝을 하면서 불펜 투구수를 늘려가다보면 각자 좋은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과연 KIA 우완 선발 트로이카가 시즌 중반 선두권 회복의 추진력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