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찬미'로 유명한 윤심덕-김우진의 비극적 러브스토리가 뮤지컬로 태어난다.
오는 6월5일부터 23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글루미데이'
1926년 8월4일, 일본 시모노세키와 부산 사이를 운항하던 관부연락선 덕수환에서 두 남녀가 바다에 몸을 던진 사건이 발생한다. 남자는 일본 유학생 출신으로 극작가 겸 연극 운동가였던 김우진, 여자는 우리나라 최초의 성악가이자 대중가수로 유명세를 떨쳤던 윤심덕이었다.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는 점, 투신을 목격한 사람이 없다는 점 등 많은 의문을 남겼던 이 사건은 당대 최고의 스캔들로 떠올랐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반영한 듯, 사건 이후 윤심덕의 노래 '사의찬미'가 수록된 레코드는 10만장 이상 판매됐다.
윤심덕은 사회활동에 참여한 여성들에게 관대하지 않았던 당시 사회적 분위기 속에 더 많은 소문과 억측에 시달려야 했다. 김우진은 처와 자식을 둔 유부남이었고, 윤심덕은 결혼을 하지 않은 노처녀였기에 이룰 수 없는 사랑 즉, 불륜에 의한 자살로 알려졌지만, 두 사람을 이탈리아에서 목격했다는 증언이 이어지며 생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뮤지컬 '글루미데이'는 김우진과 윤심덕의 투신이 단지 불륜에 의한 극단적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들이 처한 시대적 배경에 초점을 맞춘다. 1926년 한반도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그 시기를 살아가는 지식인들 또한 식민지의 고통을 겪고 있는 조국과 열린 세상의 자유분방함 속에 사상적 혼란을 겪고 있었다. 이를 위해 가공의 인물인 '사내'를 등장시킨다. 철저히 베일에 가려졌지만 둘의 죽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물로 설정된다.
김우진 역에 윤희석 김경수, 윤심덕 역에 안유진 곽선영, 사내 역에 정민 이규형이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