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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브루클린, 밀워키전 13연패 탈출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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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쓴 잔은 이제 그만'

미국 프로농구(NBA) 브루클린 네츠는 유독 밀워키 벅스만 만나면 기를 펴지 못했다. 1967년에 처음 창단해 1976년에 NBA에 가입한 유서깊은 구단인 브루클린 네츠는 197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뉴저지 네츠'라는 팀명으로 NBA에서 활동하다 이번 시즌부터 '브루클린 네츠'로 팀명을 바꾸며 팀 분위기를 쇄신했다.

이런 변화는 이번 시즌에 상당히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 시즌 22승44패로 승률 3할3푼3리에 그치며 8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네츠 구단은 이번 시즌에는 동부 콘퍼런스 4위권을 유지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었다. 바로 '천적' 밀워키 앞에서는 늘 작아진다는 것이다. 벌써 4년째 만나는 족족 패하기만 했었다. '뉴저지 네츠' 시절이던 지난 2009년 3월 31일부터 지난해 12월 27일까지 13번 만나서 모조리 졌다. 밀워키전 '13연패'의 깊은 수렁은 브루클린 네츠의 가장 큰 치부이자 약점이었다.

그러나 가라앉다보면 언젠가는 바닥을 치고 올라올 때도 있다. 브루클린 네츠가 드디어 밀워키전 연패의 악몽에서 벗어났다. 올해들어 처음 만난 경기에서 연장 접전끝에 113대111로 신승을 거두며 4년만에 처음으로 승전보를 울렸다.

브루클린 네츠는 20일(한국시각) 홈구장인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2013~2013시즌 정규리그 경기에서 밀워키를 만나 슈터 조 존슨(24득점)을 앞세워 극적인 2점차 승리를 따냈다. 이날 승리로 브루클린은 밀워키전 13연패를 끊는 동시에 3연승으로 동부 콘퍼런스 4위를 유지했다. 3위 인디애나와의 승차는 0.5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다.

전반을 61-51로 앞선 채 마친 브루클린은 손쉽게 승리를 거두는 듯 했다. 그러나 3쿼터 들어 밀워키의 득점포가 불을 뿜었다. 3쿼터에서 밀워키는 30-19로 11점을 앞서며 오히려 81-80으로 1점을 앞선 채 4쿼터에 돌입했다.

마지막 4쿼터는 숨막히는 접전이었다. 그러나 종료 6.7초 전, 밀워키가 105-102로 3점을 앞서며 승리의 문턱에 한 발을 먼저 올려놨다. 브루클린은 무조건 3점슛을 던질 수 밖에 없는 상황. 작전타임이 끝난 뒤 상대 코트 사이드라인에서 공격을 시작하는 브루클린이나 이를 막는 밀워키, 그리고 코트에 들어찬 17300여 명의 관중 모두 뻔히 이 상황을 알고 있었다. 누가 슛을 쏘든지 엄청난 부담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브루클린의 슈터 존슨은 마치 강철로 만든 심장을 가진 듯 했다. '13연패 탈출을 위한 마지막 슛'이라는 엄청난 압박감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사이드라인에서 팀 동료인 가드 데런 윌리암스(19득점, 3점슛 3개)에게 공을 건넨 존슨은 코트를 크게 우회해 림을 정면에 둔 3점슛 라인 밖에서 다시 공을 넘겨받았다. 그리고는 자신을 막던 상대 수비가 팀 동료의 스크린에 막혀 잠시 주춤거린 짧은 틈을 타 그대로 공을 던졌다. 공은 똑바로 림을 통과해 그물망을 뒤흔들었다. 동점이었다. 전광판에는 1.3초가 남아있다는 표시가 떠올랐다.

결국 경기는 존슨의 극적인 3점포로 연장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존슨의 기막힌 3점슛 덕분에 분위기는 이미 브루클린 쪽으로 넘어가 있었다. 연장전에서도 브루클린은 역시 3점슛으로 재미를 봤다. 벤치멤버인 키스 보건스(9득점, 3점슛 3개)가 연장에서만 3점슛 2개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달궜다.

최종 마무리는 간판슈터 존슨의 몫이었다. 111-111로 맞선 연장 종료 5.2초 전, 역시 사이드라인에서 패스를 넘겨받은 존슨은 현란한 드리블로 페인트존까지 파고든 뒤 종료 1초 전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훌쩍 뛰어올라 슛을 날렸다. 그리고 종료 버저와 동시에 슛은 림을 통과했다. 무려 4년만에 밀워키전 승리를 결정짓는 기적같은 버저비터였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