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축구는 동·서아시아 축구에 밀려 변방 취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축구열기는 아시아의 두 축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국내 리그에서 만원관중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국가 대항전이 열리면 열기는 더욱 뜨거워진다. 그들만의 잔치일 지 몰라도 열기 하나 만큼은 축제의 장으로 인정을 받기에 충분하다.
동남아시아 최고의 대회로 꼽히는 2012년 아세안축구연맹(AFF) 선수권(AFF 스즈키컵)이 24일(한국시각) 개막한다. 1996년부터 2년 간격으로 치러지고 있는 이 대회는 올해로 9회째를 맞게 됐다. 이전에는 주류 브랜드가 메인스폰서 역할을 해 '타이거컵'으로 불리웠으나, 현재는 새로운 스폰서가 자리를 잡아 '스즈키컵'으로 불린다. 올해 대회는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공동 개최한다.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하며,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은 상위팀으로 본선에 자동진출했다. 미얀마와 라오스는 예선 1, 2위를 차지하면서 본선행에 성공했다. 8개 팀은 두 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상위 두 팀이 결선 토너먼트에 나서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이다. 조 편성결과 태국, 베트남, 필리핀, 미얀마가 A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라오스가 B조에 편성됐다.
국내 팬들도 관심을 가질 만한 팀은 박성화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미얀마다. 박 감독은 2011년 미얀마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현재까지 치른 5차례의 A매치에서 3승2무를 기록 중이다. 이번 스즈키컵 예선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박 감독의 미얀마는 24일 베트남과 대회 개막전을 시작으로 태국, 필리핀을 차례로 상대하게 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미얀마가 156위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베트남(138위)과 필리핀(143위) 태국(152위) 모두 상위팀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실력차는 종이 한 장 차이인 만큼, 흐름만 탄다면 충분히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