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인기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2012년 센트럴리그 페넌트레이스 1위 팀이다. 정규시즌 144경기에서 86승15무43패, 승률 6할6푼7리를 기록한 절대강자이다. 2위 주니치 드래곤즈를 무려 10.5게임 차로 제치고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팀 타율(0.256)과 팀 홈런(94개), 팀 득점(534점), 팀 도루(102개), 팀 자책점(2.16) 모두 리그 1위이거나, 양대리그 12개 팀 중 최고다. 대다수 야구 전문가들은 3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한 요미우리가 클라이맥스시리즈 스테이지1(2~3위전)에서 야쿠르트 스왈로스를 꺾고 스테이지2에 오른 주니치를 가볍게 꺾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주니치가 6전4선승제로 치러지는 스테이지2에서 초반 3연승을 거둔 것이다. 리그 1위팀에게 주어지는 1승을 안고 시작한 요미우리가 벼랑 끝에 몰린 것이다. 더구나 스테이지2 경기는 모두 리그 1위 요미우리의 안방인 도쿄돔에서 열린다. 믿었던 막강 타선이 3경기 7득점에 그치며 부진했다.
한국에도 요미우리의 연패를 가슴졸이며 지켜본 이들이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회 관계자들이다.
다음달 8일부터 부산에서 아시아시리즈가 열린다. 아시아지역 각국 프로야구 우승팀끼리 벌이는 왕중왕전이다. 한국 프로야구가 처음으로 유치한 국제대회이기도 하다.
이 대회에는 일본과 대만, 중국, 호주 리그 우승팀과 대회 개최 도시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롯데 자이언츠, 한국시리즈 우승팀까지 총 6개 팀이 출전하다. 각국 대표팀이 아닌 클럽 우승팀이 참가하기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같은 국가대항전보다 긴장감이 떨어진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한국과 일본팀 간의 맞대결에 포커스가 맞춰질 수밖에 없다.
한-일 대결의 최상의 카드는 물론, 일본 프로야구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삼성 이승엽의 전 소속팀 요미우리다. 요미우리는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인지도가 가장 높은 구단이고, 수많은 팬과 미디어를 끌고 다니는 인기 구단이다. 주니치나 퍼시픽리그 우승팀 니혼햄 파이터스와는 또 다른 차원의 팀이다.
믿었던 요미우리가 초반 3연패를 당했으니 당황스럽기오 했을 것 같다. 그러나 요미우리는 3연패 뒤 2연승을 거두며 리그 1위에게 주어지는 1승 프리미엄을 포함해 3승3패로 균형을 맞췄다. 22일 6차전 승자가 퍼시픽리그의 니혼햄과 일본시리즈를 펼치게 된다. 극적으로 주니치를 잡더라도 두 번째 관문인 일본시리즈에서 니혼햄을 꺾어야 아시아시리즈에 나올 수 있다.
아시아시리즈 흥행을 위해 대한해협 건너편에서 자신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요미우리는 알고 있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